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의 올해 평균 일중변동성은 2월 말 기준 0.65%로 관련 집계를 시작한 1987년 이후 최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3.27%까지 올랐던 코스피 일중변동성은 이후 1%대를 유지하다가 2012년부터 1% 아래로 떨어졌다.
코스닥시장의 평균 일중변동성도 0.76%로 불과해 지난 1997년 개장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시장의 일중변동성이 1%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2000년 이른바 ‘닷컴버블’ 당시 4.82%까지 올랐던 코스닥의 일중변동성은 이후 1%대를 유지했다.
지난 몇년간 증시 변동성은 세계적으로 낮아지는 추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한국 증시는 신흥시장임에도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특히 변동성이 낮았다. 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8개국의 주요 11개 지수 중 2014~2017년 3년간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스닥의 경우 성장기업 위주의 시장이라는 특성에도 불구하고 2014년 8위, 2015년 4위, 2016년 7위 등 중위권에 위치했다.
올해의 경우에도 다우산업지수(0.53%), S&P500(0.53%), 나스닥종합지수(0.62%) 등 특별히 낮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는 미국 증시를 제외하면 코스피의 변동성이 다른 7개국 가운데 제일 낮다. 영국 FTSE 100(0.71%)조차도 코스닥과 비슷한 수준의 일중변동성을 기록 중이다.
일반적으로 증시의 낮은 변동성은 긍정적 현상으로 인식된다. 투자자와 기업 입장에서 주가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그만큼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경제와 기업의 역동성이 퇴색이 증시의 변동성 하락으로 나타났다며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한득 LG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변동성 하락과 함께 주가수익률도 크게 감소하면서 투자수익률과 투자위험이 모두 낮은 저위험-저수익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한국기업의 경영성과와 미래성장성을 높게 보지 않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