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 금리를 올리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도 16일(현지시간) 자금시장 금리를 올렸다. 세계 2대 경제 대국이 금리 격차를 줄이면서 세계 경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민은행은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7일물과 14일물, 28일물의 금리를 일제히 10bp(1bp=0.01%포인트, 0.1%p)씩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달 3일 10bp 인상하고 나서 올해 들어 두 번째 인상이다. 이날 인민은행은 7일물 역레포를 2.45%에, 14일물은 2.6%, 28일물은 2.75%에 각각 공급했다.
인민은행은 자금시장 금리를 올리면서 “중국 경제의 회복과 미 연준의 금리 인상에 따른 시장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즉 미국의 금리 인상으로 시장에서 차입 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는 의미다. 인민은행의 금리 인상은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개월 만에 또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하고 나서 취해진 조처다.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종전의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인민은행은 금리가 조정되면서 부채 축소와 버블 억제 효과도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초상은행의 리우 동량 애널리스트는 “인민은행의 결정은 미국과 중국의 금리차이를 좁혀 위안화의 자금 이탈을 막고자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투자은행의 지우 차오핑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이 기민하게 미 금리 인상에 대응하지 않았더라면 기업 및 경제 레버리지를 줄이는 주요 정책 메시지가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도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인민은행으로서는 선택권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오스트레일리아앤뉴질랜드은행그룹의 레이먼드 영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인민은행의 금리 인상은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한 사전 예방조치다”라고 말했다.
다만 인민은행은 성명을 통해 “단기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해석할 필요가 없다”며 “중앙은행이 쓸 수 있는 도구는 많다”고 당부했다.
한편 애널리스트들은 인민은행이 딜레마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투기 열기를 식히고 부채를 관리하려면 금리를 올릴 필요가 있지만 공격적인 긴축 정책에 나설 경우 경제 성장 둔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