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63조 원(2016년 1월 약정액 기준)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제조업을 넘어 여행업, 전자상거래, 물류 등 서비스업 지분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PEF의 운용자산을 대기업집단의 총자산과 단순 비교하면 포스코그룹(2016년 4월 말 80조 원)보다는 적고 GS그룹(60조 원)보다는 많은 재계 7위에 해당한다.
이처럼 덩치를 키운 PEF가 전 산업 분야에 걸쳐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이들이 투자자산을 제때 회수하지 못했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21일 이투데이가 운용자산 기준 국내 주요 8개 PEF 운용사가 자체 잠정 집계한 수치와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들이 지분을 보유한 국내 123개 기업의 2016년 연결기준 매출 합산액은 72조1000억 원으로 나타났다. 단순 합산에서 IMM PE가 지분 6%를 보유한 우리은행의 매출액은 제외했다. 이 회사의 매출액을 합하면 해당 수치는 94조 원까지 뛰지만, 과점주주 방식인 데다 표준편차가 커지는 것을 고려했다.
PEF 운용사가 지분을 가진 기업의 매출 합산액은 롯데그룹의 총매출액(2016년 4월 기준 68조 원)을 웃도는 수치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삼성, 현대차, SK, LG에 이은 재계 5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PEF의 운용자산이 증가하면서 투자기업 수도 많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향후에는 LG의 총매출액(114조 원)을 뛰어넘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PEF의 투자기업이 늘면서 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이 투자 산업 분야를 넓히면서 PEF들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경쟁에 이기기 위해서 더욱 높은 가격을 써내 기업을 인수하면 훗날 자금회수(Exit)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인수 금액 대비 적정 수익률을 보장해줄 정도로 기업의 가치가 오르지 않으면 재매각 역시 난항을 겪게 되는 것.
이 경우 PEF에 인수금융을 제공한 은행, 보험사들은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등 건전성이 악화된다. MBK파트너스가 2008년 인수한 딜라이브 매각이 늦어지면서 주요 은행이 해당 여신을 ‘요주의’로 낮춘 것이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