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주택시장 호조로 양호한 실적을 거둔 건설사들이 올해에도 여전히 배당에는 인색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건설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기준 10대 건설사 중 배당 계획을 밝힌 건설사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등 4개사에 불과하다.
현대건설은 보통주 1주당 500원, 삼성물산은 보통주 1주당 55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대림산업은 보통주 1주당 300원을 배당한다.
지난해 사상 최대 수준의 실적을 거둔 현대산업개발은 보통주 1주당 700원을 배당하며 업계 최고의 배당을 한다. 현대산업개발은 2015년 대비 1주당 배당금을 40% 높였다. 이번 배당의 시가배당률은 1.57%, 배당금 총액은 515억892만 원으로 지난해 1주당 300원, 총 220억 원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배당을 실시한 건설사들은 양호한 실적이 뒷받침됐다. 특히 현대산업개발이 배당금액을 크게 늘릴 수 있었던 것은 수도권에서 실시한 분양들이 큰 성공을 거뒀기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6년 연결 기준 매출 4조7499억 원, 영업이익 5172억 원, 순이익 3310억 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3.2%,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2.8%, 38.7% 증가했다.
삼성물산 역시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275% 늘어나며 지난해보다 10%가량 늘어난 총 907억 원을 배당하게 됐다. 지난해 영업이익 1조527억 원을 기록하며 건설업계 최초로 ‘연간 영업익 1조클럽’에 가입한 현대건설은 지난해 수준의 배당을 실시한다. 대림산업도 지난해 영업이익 4250억 원을 기록, 전년에 비해 56.0% 상승했다.
하지만 이들 4개사를 제외한 건설사들은 주택시장 호조를 바탕으로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배당이 이뤄지지 않았다.
GS건설과 대우건설이 올해도 배당에 인색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이다. GS건설은 지난 2012년 보통주 1주당 250원의 배당을 실시한 이후 4년 연속 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GS건설의 지난해 매출액은 11조360억 원, 영업이익 1430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 대비 4.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7.2% 늘어나 3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난해 17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배당을 하지 못했다.
매각을 앞두고 있는 대우건설도 올해 배당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2009년 이후 현금배당을 하지 않고 있다. 이 회사는 사우디아라비아, 알제리 현장 등에서 잠재손실을 반영하며 지난해 7600여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포스코건설 역시 배당을 하지 않았다. 포스코건설은 브라질 등에서 대거 손실을 반영하면서 지난해 7870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거뒀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건설사들이 주택 호조세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지만 아직 해외건설 등은 완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올해 업황도 밝지 않은 만큼 현금을 쌓아두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