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이 본격적으로 지점 재배치에 나선다. WM(자산관리)센터와 여신영업센터를 중심으로 점포 대형화를 추진하면서 점포 수를 현재의 20% 수준으로 줄인다. 다만, 이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 측이 반발하면서 난항이 예상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씨티은행은 사내게시판을 통해 현재 126개의 영업점 중 101개를 폐쇄한다고 밝혔다. 앞으로 운영될 소비자금융 관련 점포는 WM(자산관리)센터 7개, 여신영업센터 4개, 서비스영업점 14개 등 총 25개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현재 49개의 지점이 13개로 줄게 된다. 수도권은 총 56개 중 8개만 남기고 모두 없앤다. 21개의 지점이 있던 지방점포도 4개로 축소된다.
자산관리사업에 중점을 둔 WM센터는 청담점, 반포점, 서울점 등 서울권 5개와 부산점, 대구 수성점 등 총 7개가 운영된다. 센터당 약 70~100명이 근무하는 대형화 점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신영업센터도 새로 꾸린다. 테헤란로지점은 강남영업부로, 수원지점은 경수영업부로 단장하고, 인천영업부는 경인영업부로 재탄생한다. 여신영업센터는 중소기업 고객과 개인의 대출 업무에 집중하는 특화지점이다.
기존의 지점 개념인 서비스영업점은 방배중앙, 여의도, 목동오목교, 영등포, 압구정, 일산중앙, 안산, 광주 등 14곳만 남긴다.
이를 지원할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도 신설된다. 이들 센터는 전화를 포함한 다양한 원격채널 등을 통해 고객 거래를 도와준다. 교육된 금융전문가가 고객을 응대해 일반적인 콜센터와 차별된다는 것이 씨티 측의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희망퇴직 등의 인력 감축 계획은 현재까지 없다. 씨티 측은 비대면 채널 강화를 위해 점포 수가 변경될 뿐이라는 입장이다.
다만, 노조 측의 반발은 거세다. 점포 수 축소는 인력 구조조정을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지방점포가 크게 줄면서 해당 지역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일부 직원들이 회사를 그만 둘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는 것이다.
또한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가 시중은행의 콜센터와 유사하다는 점도 문제 삼고 있다. 지점 직원의 센터 이동으로 자진 퇴사 유도 전략을 쓰고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씨티은행 직원들 사이에서는 800여 명이 고객가치센터와 고객집중센터로 발령나게 된다는 소문까지 돌며 뒤숭숭한 분위기다. 지난해 말 씨티 은행의 직원 수는 2892명으로, 소문대로라면 30%가 지점 창구 업무에서 전화 응대 업무로 바뀌게 된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감원 계획은 없다”면서 “직원 수 변동은 없지만 디지털 채널을 통해 고객 요구를 반영하는 전략 변화를 통해 지점망은 더욱 최적화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