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화학무기 공격을 시행했던 시리아 공군기지를 폭격하고 칼빈슨 항모전단을 한반도 인근 해역으로 배치해 핵과 미사일 도발을 일삼는 북한에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런 경고가 효과를 거둘지를 놓고 전문가 사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트럼프 대통령의 만찬 도중 시리아 공습이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아 든 중국도 북한 문제와 관련해 더욱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수석 중국 분석관 출신인 데니스 와일더는 FT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트럼프가 북한에 대해 단독으로 행동하겠다는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최근 벌어진 일들이 김정은 북한 정권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는 어렵지만 중국 엘리트들은 미국이 좀 더 공격적인 정책을 취하는 것을 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대체로 트럼프의 행동이 효과를 낼지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중국 정부가 계속해서 북한에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으로 내다봤다.
자오퉁 카네기칭화센터 외교 전문가는 “시리아 공습으로 중국의 트럼프에 대한 인식이 어느 정도 바뀌었을 것”이라며 “그동안 중국은 트럼프를 ‘종이 호랑이’라고 인식하고 있었으나 이제 좀 더 심각해져야 할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자오는 “북한의 전략적 상황은 시리아와 비교할 수 없다”며 “미국은 북한을 공격한다면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은 물론 동맹국에 주둔해 있는 미군의 안전도 위험하다는 사실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은 불안정한 이웃국가인 북한에 대한 과도한 압력이 난민위기를 촉발해 자국 경제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왔다. 또 한반도가 통일이 돼 미군이 자국 국경과 마주하게 될 가능성도 꺼리고 있다.
한국과 일본도 북한이 자국에 대포나 미사일을 쏘는 상황을 불안해하고 있다.
팡중잉 런민대학 교수는 “북한 직접타격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북한은 완전히 추락해 미국에 맞서 싸울 여력이 하나도 없는 시리아와는 다르다. 제한적인 정밀 타격이라도 (북한의 반격에 의한) 재앙적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연세대학의 봉영식 통일연구원 전문위원은 “시리아 공습은 북한이 선을 넘으면 트럼프 정부가 행동에 나설 것을 주저하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주는 간접적 경고”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우리나라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전화통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
CIA 고위관리였던 조 드트라니는 “김정은의 아버지 김정일도 미군이 이라크군을 궤멸했던 걸프전 당시 말 그대로 숨어서 지냈다”며 “김정은도 그렇게 할 수 있다. 다만 김정은이 핵과 미사일을 강화하려는 것을 단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