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정당의 대통령 선거 후보가 확정되면서 ‘19대 대선’이 본선 경쟁으로 진입했다. 역대 대선과 달리 일정이 촉박한 만큼, 그 어느 때보다 후보들 간 경쟁이 뜨겁다. 그렇다보니 당선이 유력시 되는 후보들의 대선 테마주(정치인 테마주)까지 더욱 기승을 부리며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특히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양강 구도가 형성, 두 후보와 관련된 테마주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과열 현상이 심한 종목 중 하나가 안철수 후보의 대표 테마주로 분류되는 안랩이다. 안랩은 안철수 대선 후보 확정 직전인 지난 4일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전거래일 대비 25.62% 하락했다. 하지만 이날 장 마감 후 경선 승리 확정 소식이 전해지자 다음날인 5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20.28%(2만1900원) 오른 12만9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결과적으로 올 초만 해도 5만 원대에 머물던 주가가 3개월 만에 3배 가까이 뛰어오른 셈이다.
지난 9일에는 안철수 후보가 문재인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누르고 역전했다는 한 여론조사 결과가 나오자, 안랩은 다음날인 10일 13만8500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기도 했다.
또 다른 안철수 테마주인 자이글 역시 대선 후보 확정 다음날인 지난 5일, 전 거래일보다 23.87%(2110원) 오른 1만950원에 거래를 마감했으며 그 다음날도 또 다시 13.24% 급등했다. 자이글은 최근 신규 선임된 이도형 사외이사가 국민의당 대선기획단 대변인이라는 이유로 안철수 테마주로 분류되고 있다. 또다른 안철수 관련주로 분류된 써니전자는 테마주 부인공시를 내기도 했지만, 지난 5일부터 연일 상승 중이다.
반대로, 가장 강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후보의 테마주로 언급되는 종목들은 10일 일제히 동반 급락세를 보였다. 전날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대표적인 ‘문재인 테마주’로 알려진 우리들제약은 전날보다 11.39% 떨어진 1만7900원에, 우리들휴브레인은 7.93% 떨어진 8130원으로 각각 거래를 마쳤다.
앞서 우리들제약의 경우, 문 후보가 경선에서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갔다는 말이 나온 지난달 중순, 11일 거래일 연속 상승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기간에만 무려 71% 급등하는 등 승승장구했으나, 여론조사 결과 하나에 주가가 큰 영향을 받고 있는 모양새다.
이들 종목 역시 문 후보와의 연관성을 부인하는 공시를 냈지만 여전히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우리들휴브레인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인 이상호 우리들 병원장 부인인 김수경 씨가 대주주라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된 바 있다. 이와 함께 우리들제약은 우리들휴브레인의 계열사라는 이유로 문재인 테마주에 포함됐다.
한편,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역시 최근 불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대신해 보수진영의 대안으로 떠오르자 관련주로 분류된 세우글로벌이 오름세를 보이기도 했다. 세우글로벌은 홍 후보가 영남권 신공항 추진 당시 후보지로 언급했던 경남 밀양에 토지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주로 분류됐다.
이 회사 역시 지난달 16일 “홍준표 의원과 당사는 과거 및 현재 사업적 관련이 전혀 없다”고 공시했음에도, 이후 홍 지사가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이 논란이 일자 하락하는 등 영향을 받고 있다. 또 10일에는 전날 자정 3분여를 남겨놓고 홍 후보가 경남도지사 직을 사퇴한 데 대한 정치권의 비난이 잇따르자, 전 거래일보다 9% 하락한 3125원에 시초가를 형성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