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3일 "최근 삼성그룹의 비자금 문제로 금산분리를 엄격하게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될 것"이라며 "삼성도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고 행동을 고쳐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부총리는 이 날 문화방송과 한국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해 이같이 말하고 "기업의 지배구조 측면에서 운영의 틀이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과 관련된 국제기준 중 기업의 재무건전성은 외환위기 이후 개선됐지만, 아직 회계공시제도와 사외이사 문제 등 책임성 및 투명성과 관련된 부분은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출자총액제한제 등의 규제와 관련 권 부총리는 "국내에서는 규제 개혁이 미흡하다고 하면서 출총제와 수도권 규제 두 요인을 들고 있다"면서 "그러나 출총제가 대기업이 투자하는데 장애로 작용하는 것은 없으며, 수도권 규제도 상수원 보호를 제외하면 다 허용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권 부총리는 최근 금융시장에 대해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해 원화가치를 강세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달러 확보를 위해 채권을 팔아 원화를 확보하다 보니 채권시장 금리가 올라가는데 이는 종래 투기적 수요로 채권을 샀던 금융기관들이 손절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하지만 시장의 급격한 변동을 완화하는 미세조정의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제유가 상승에 대해 권 부총리는 "현재 고유가 현상은 공급문제보다는 과잉수요에 따른 것"이라며 "내년 2분기부터는 새로운 유전에서 생산되는 물량이 나와 유가가 내려가는 방향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권 부총리는 또한 최근 단기외채 증가에 대해 "우리나라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의 비율은 70%에 불과하고 특히 외은지점과 본점 간 거래를 제외하면 40%에 불과하다"며 "성질 면에서도 과거에는 경상수지 적자 보존 차원에서 외채가 유입됐다면 지금은 흑자 상태이고, 조선업체 선물환 매도 등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위험성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권 부총리는 "올해 우리경제는 5% 성장이 가능하다"면서 "소비가 소득 증가에 기초해 호조를 보이는 등 기초체력이 탄탄하기 때문에 내년에도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우리 경제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