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를 통해 상장을 계획한 기업이 다수 있는 가운데, 주식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어들이 대거 몰려 10조 원이 넘는 공모 규모를 기대했던 코스피 시장은 기업들의 상장에 제동이 걸리면서 넷마블게임즈에만 희망을 걸고 있는 반면, 코스닥 시장은 큰 문제없이 상장이 진행되고 있어 상대적으로 여유롭다.
14일 한국거래소 상장부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유가증권 시장에서 당초 올해 상장이 예상된 곳은 △넷마블게임즈 △호텔롯데 △ING생명 △이랜드리테일 △남동발전 △동서발전 등 공모 규모 1조 원이 넘는 대어들을 비롯, △LS오토모티브 △이리츠코크렙 등 소규모 공모 기업까지 8개였다.
하지만 이 중 대부분의 기업들은 잇단 걸림돌로 상장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1월 이미 IPO 승인을 받으며 5조 원에 달하는 공모 규모가 기대됐던 호텔롯데는 지난해 상장을 한 차례 연기했다. 여기에 올해 역시 사드(THAAD) 배치 여파로 면세점 사업 실적이 타격을 받고 있어, 연내 상장이 힘들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또 공모 규모 1조 원이 예상되는 이랜드리테일도 자회사인 이랜드파크 임금체불 논란, 이랜드그룹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올 상반기로 계획했던 IPO를 내년으로 연기했다. 5월 상장을 앞둔 ING생명은 최근 노조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공모가 고평가 논란에 휘말렸던 남동 및 동서발전은 정부와의 이견 차이로 아직 상장예비심사 청구조차 접수하지 못했다. 상장 심사 중인 LS오토모티브는 과거 경영권 매각이 한 차례 무산된 적이 있어 공모 흥행 기대감이 낮다.
결국 현재로서는 코스피 시장에서 올해 상장이 확실시되고 있는 곳은 공모 규모 2조 원이 예상되는 넷마블게임스가 유일하다. 이 회사는 이달 25~26일 공모 청약을 실시한다.
반면, 코스닥 시장 분위기는 다소 밝다. 지난 2월 기준 올해 국내 상장예정 기업은 100여 개로 예상되며,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 큰 차질없이 상장이 진행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중 주요 기업은 △셀트리온헬스케어 △제일홀딩스 △티슈젠 △스튜디오드래곤 등 국내 업체를 비롯, △JTC(일본) △그린소스인터네셔널(중국) △클러레이홀딩스(중국) 등 13개 가량의 외국 기업이 포함돼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계 기업 대부분은 공모 규모(1000억 원대)가 큰 편일 뿐 아니라, 증권사 역시 국내 기업보다 수수료가 높은 외국 기업 유치에 적극 나서고 상황이어서 상장에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다만 가장 규모가 큰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회계 정밀감리에 발목이 잡혔지만, 감리 기한이 길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연내 상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