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18일 오전 한국 순방길 마지막 일정인 주한미국상공회의소(암참) 간담회에서 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재협상할 것임을 선언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그는 미국의 대한국 무역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미국 기업들이 각종 장애물에 직면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FTA 재협상에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펜스 부통령은 간담회에 모인 미국과 한국 기업 리더들에게 “양국 무역관계의 미흡한 부분에 대해서 우리는 솔직해져야 한다”며 “미국 기업은 계속해서 너무 많은 진입 장벽에 직면해 있다. 경기장이 미국 근로자들에 반하는 방향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미국은 이런 경기장을 평탄하게 해야 한다”며 “우리는 기업들과 협력해 한미 FTA를 개혁하는 작업을 밟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이전 미국 정부는 한미 FTA가 다른 무역협정의 기준이 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비난의 대상이 된 것이다.
이미 한국도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한미 FTA가 재협상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지만 트럼프 정부 인사 가운데 펜스가 최초로 이를 공식석상에서 언급했다고 FT는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는 이미 아시아ㆍ태평양 지역 12개 회원국이 서명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했다.
한미 FTA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 시절 협상이 타결됐으며 버락 오바마 정부 때 비준을 받았다. 그러나 미국 내부에서는 한미 FTA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트럼프 정부는 막대한 무역적자는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보호무역주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한국에 대해 20년간 무역적자 상태였으며 적자 규모는 지난 2012년의 166억 달러에서 지난해 277억 달러로 확대됐다고 FT는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워싱턴을 방문해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과 회동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한미 FTA는 양국 무역과 투자를 촉진했다며 이를 확대하고 발전시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 기업들은 한국에서 수출을 방해받는 수많은 규제 장벽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