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용·소규모 상업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전력 소매판매 시장에 민간기업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SS(Energy Storage System)는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에서의 ESS 활용 사례 및 제도 개선 필요성' 보고서를 통해 "향후 유망 분야인 주거용·소규모 상업용 ESS 활용도는 높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활용에 있어서는 선두국에 속한다. 독일 다음으로 가장 큰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의 누적 설치 용량(양수발전 제외)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지난 4월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화학적 배터리 설치 용량을 기준으로는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에서 운영 중인 58개 ESS 프로젝트 중 설치용량이 200kW이하인 가정용·상업용은 8개로 13.8%에 불과했다. 우리와 달리 미국과 독일은 각각 49.9%, 40.4%에 달했다.
송용주 한경연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ESS 설치비용이 많이 들고 소규모 전력소비자의 경우 ESS를 활용한 수익 창출 방안도 마땅치 않다”며 “주로 대규모 민간 사업장이나 전력공기업에서만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가정이나 소규모 사업장에서의 ESS 활용도를 높이려면 전력산업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력 소매판매 시장에 민간 진입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현재 민간 판매기업 1000여개를 통해 소규모 전력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는 1998년 전력 발전·판매 사업에 민간 기업 진입을 허용하는 등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 성장 기반이 이미 갖춰져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송 연구원은“우리도 독일처럼 에너지 프로슈머 시장을 활성화하려면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에너지 프로슈머를 허용하는 전기사업법 개정안이 정부에서 발의 됐음데 불구하고 전력 소매판매 시장의 민간 진입을 금지하는 개정안과 충돌하면서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시작될 예정이었던 소규모 전력중개 시범사업은 KT, 포스코에너지, 한화에너지, 이든스토리, 벽산파워, 탑솔라 등 6개 사업자만 모집한 채 무기한 지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