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광고대행사 이노레드의 박현우 대표는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윤경CEO클럽 정례모임 ‘상업논리의 첨단에서 윤리경영을 찾다’ 제하의 강연에서 “윤리경영의 답을 외부에서 찾으면 안 된다. 답은 직원 개개인의 행복에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박 대표는 “저는 28살에 창업하면서 ‘기업의 존재 이유는 이윤 창출인가’, ‘이노레드는 왜 존재하는가’ 하는 질문을 던졌다”면서 이날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돈도 중요하지만 최종 목표는 아니다. 우리 회사의 목표는 ‘선한 영향력’”이라면서 “‘선한 영향력’의 첫 번째 수혜자는 명백하게 회사의 직원들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다음에는 직원의 가족과 고객사, 파트너사, 소비자 순서다.
그럼에도, 지난 10년간 이노레드가 거둔 성과는 놀랍다. 창업 후 10년간 단 한 번도 적자가 없었으며, 매출과 영업익이 매년 증가했다. 야근 시간은 꾸준히 줄었다. 이노레드는 최근 제일기획, 이노션과 같은 대기업 광고사와 나란히 ‘한국의 가장 핫한 광고 에이전시’로 뽑힌다. 지난해 ‘가장 성공적인 광고 TOP 20’ 중 9개는 이노레드의 작품이었다.
회사의 성과는 결코 더 많은 일감에서 온 것이 아니었다. 박 대표는 “회사의 비전과 기준에 맞지 않다면 영업을 제한한다. 큰 클라이언트를 많이 거절하기도 했다”면서 “‘직원이 사랑할 만한 일인가,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는가, 8~17시 업무 시간을 유지할 수 있는가’가 광고 요청을 받는 기준”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에 따르면 재작년 기준 이노레드는 320개의 광고 프로젝트 요청을 받았고, 이 중 15개 프로젝트만을 수주했다. 그는 “우리 회사가 가진 직원들이 업무시간을 지키면서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한계가 15개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노레드 광고를 통한 광고주들의 성과도 놀라웠다. SK텔레콤은 이노레드에 7억에 광고를 맡겼지만 이노레드의 ‘T로밍카드’ 광고를 통해 매월 3억 원의 추가매출, 1년에 총 36억 원의 매출을 창출했다. 화제가 된 하기스 광고로 인해 캠페인 기간 하기스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27% 신장했다.
박 대표는 직원을 더 늘릴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일감에 맞춰 직원 수를 300명까지 늘릴 수도 있지만 80명까지로 늘 제한한다”면서 “제가 감당할 수 있는, 직원 규모가 이 정도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개인의 가치가 조직의 가치보다 우선한다”며 이날 강연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