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자본유출이 발생한 때는 내외금리차 축소보다는 대외 금융시장 불안과 국내경제의 취약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왔다.
28일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1990년 이후 대규모 자본유출을 경험한 시기는 1997년부터 1999년(1차)과 2008년부터 2009년(2차), 2015년부터 2016년(3차) 등 총 세 차례였다.
(한국은행)
반면 세 차례 자본유출은 모두 신흥시장국 또는 선진국에서 비롯된 국제금융시장 불안이 국내로 전이되면서 촉발했다. 1차시기엔 아시아 외환위기가, 2차시기엔 글로벌 금융위기가, 3차시기엔 중국과 자원수출국의 경제불안이 각각 국제금융시장의 리스크 민감도를 높였다.
국내경제의 대내외 취약성이 높은 경우에도 대규모 자본유출이 실물경제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요인이 됐다. 유출기 전후로 경상수지가 악화되고 단기외채비중과 민간신용갭이 높았던 1차와 2차시기에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하락했었다. 반면 대내외 건전성 지표가 양효했던 3차시기에는 3% 내외의 성장세를 이어갔다.
홍경식 한은 정책분석팀장은 “과거 자본유출입이 대규모로 발생했을 때는 내외금리차 보다는 국제금융시장불안이 국내로 전이됐을 때였다”며 “국내 경제가 취약했던 시기와 맞물릴 경우에는 경제에 미치는 충격도 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