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어디를 가나 똑같은 크기와 모양과 맛을 지닌 맥도날드 햄버거. 기다리는 시간도 짧고 빨리 먹을 수 있어 간단히 한 끼 식사를 해결하기에는 참 좋다. 게다가 각 나라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접하기 두려운 사람들에게 맥도날드는 오래된 친구와 같은 존재다.
하지만, 영양가에 비해 칼로리가 높아 세계 비만인구 증가의 주범으로 항상 지목되고 있는 것 또한 맥도날드 햄버거다.
지금 우리가 매일 접하고 있는 수많은 펀드들이 마치 맥도날드 햄버거와 비슷하지 않을까?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펀드들, 가히 펀드 공급 과잉시대에 살고 있음을 실감케 한다.
일단 양적으로 우리나라 펀드의 숫자는 사모펀드를 포함해 1만여 개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펀드를 보유한 국가다.
하지만, 그 질을 따져봤을 때는 어떨까?
펀드시장의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펀드투자자들의 투자형태는 아직 단기적 투자 패턴에서 못 벗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유로는 ▲단기수익률에 민감한 투자성향 ▲해외펀드의 급격한 증가에 따른 투자대상 확대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펀드의 부족 등으로 분석된다.
해외주식형펀드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져 1년 미만인 펀드는 74%에 달했다.
결국 장기적으로 운용되는 펀드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이 펀드의 장기보유를 어렵게 하는 요인이다.
또한 국내투자자들은 신규로 설정된 펀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고 단기 수익률에 민감하다는 점 또한 장기보유를 어렵게 하는 요인 중 하나다.
이에 하나대투증권 손명철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들어 국내 펀드 시장은 양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투자 성향이라는 질적인 측면에서는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펀드투자, 특히 주식형펀드는 단기 수익률 추구보다는 장기 투자를 통해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은 실증적으로 검증이 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손 펀드애널리스트는 "펀드투자에 있어 장기투자 경향이 정착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인식 전환, 운용사의 장기펀드 유지, 판매사의 단기 수익률 부각 경향 배제와 같은 노력이 요구돼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