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차량공유업체 우버에 시련의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유럽사법재판소(ECJ)의 자문위원들이 우버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들은 우버를 온라인 플랫폼이 아니라 운송회사로 규정해야 한다는 권고안을 ECJ에 전달했다고 11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 권고안이 구속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ECJ는 거의 대부분 자문위원의 판단을 따랐다. 연말 재판에서 최종 판결이 나면 우버는 유럽 전역에 걸쳐 규제 부담을 줄이고자 벌였던 오랜 소송전에서 패배해 택시회사들처럼 각국의 엄격한 규제와 라이선스 취득 과정을 적용받게 된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날 ECJ 자문위원들의 결정은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개인택시 운전기사 협회인 엘리트택시가 우버에 제기한 소송에 대해 이뤄졌다.
우버는 이미 현지 택시업체, 규제당국 등과의 갈등으로 이탈리아와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스페인 헝가리 등에서 지방 또는 전국적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전문가들은 판결이 확정되면 우버는 물론 공유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우버가 온라인 플랫폼 서비스라고 인정을 받는다면 EU 전역에서 사업을 쉽게 펼칠 수 있다. 영국에 본거지를 두고 프랑스와 네덜란드 또는 스페인 등 유럽 전역에서 서비스를 운영할 수 있다.
반면 운송회사로 규정되면 EU 28개 회원국 각자가 우버를 훨씬 더 단호하게 규제하거나 서비스를 금지시키는 것이 가능해진다. 영업허가 요구조건도 더욱 까다롭게 될 전망이다.
한 ECJ 고위 관계자는 “우버의 서비스는 운송수단이 중요한 경제적 가치를 제공하고 앱은 부차적이어서 ‘정보사회서비스’가 아니라 운송사업으로 분류돼야 한다”며 “우버는 각국 법에 따라 필요한 면허와 허가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비앤비 등 숙박과 배달 등 다른 공유경제 기업들에도 영향이 미치게 된다. 데비 영국 공유경제협회 회장은 지난해 11월 ECJ 법원에 출석해 “공유경제 플랫폼은 자전거 대여와 집 청소, 이케아 가구 조립에 이르기까지 여러 부문에 진출했다”며 “게다가 유럽은 모든 공유경제 업체들에 중요한 시장이므로 ECJ 판결이 이들 업체에 커다란 도전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