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억 인도 시장] 年 7% 성장 세계 5위 車시장…“파이 더 커지기 전에 先占”

입력 2017-05-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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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급률 1000명당 32대 불과 잠재력 커… 현대차, 지난해 시장 점유율 17%로 2위… 기아차도 11억 달러 들여 생산기지 건설 예정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4년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 공장을 방문해 임원으로부터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2014년 소형차 전략 생산기지인 인도 공장을 방문해 임원으로부터 현장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 현대자동차
국내 자동차 업계에 인도는 기회의 땅이다. 인구수(12억 명) 대비 차 보급률이 낮은 데다, 정부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산업 육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보호무역 파고를 넘어야 하는 미국이나, 과열 경쟁에 시달려야 하는 중국과는 차원이 다르다.

문제는 우리 업체들이 얼마나 빨리 진출해 기반을 다지는가다. 시장이 커지기 전에 공략해야 한다. 우리뿐만 아니라 글로벌 회사들도 군침을 흘리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2~3년 시장 서열이 정리될 것이라며 투자 계획을 속도감 있게 진행해야 한다고 말한다.

◇현대차, 시장 점유율 ‘2위’… 기아차, 1.2조 투자해 공장 설립 추진 =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인도에 진출한 294개의 한국 기업 중 자동차에 관련된 일을 하는 회사는 88개사에 달한다. 3곳 중 1곳은 ‘차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진출 기업 중 가장 활약하고 있는 곳은 단연 현대자동차다. 1996년에 인도로 건너간 현대차는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진출 20여 년 만에 업계 2위(시장 점유율 17%)에 올랐다. 지금까지 투자된 돈만 31억 달러(약 3조4900억 원·협력사 포함)에 달한다.

‘형님’의 성공을 눈여겨본 ‘아우’ 기아자동차도 인도에 11억 달러(약 1조2400억 원)을 들여 다섯 번째 해외 생산 기지를 만들기로 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공장이 가동되면 연간 30만 대의 완성차를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다”며 “전략형 소형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주로 생산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회사의 행보에 부품사들도 진출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2007년 설립된 인도연구소를 미래 모빌리티 허브로 육성하고 있는 현대모비스는 인도에 모듈 공장 설립을 검토하고 있다. 현대제철도 현대·기아차에 차량용 강판을 공급하는 스틸서비스센터(SSC) 증설을 고민 중이고, 현대글로비스 역시 인도에 통합물류센터 설립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도요타(일본)와 푸조시트로엥(프랑스), 폴크스바겐(독일) 등 유수의 업체들이 잇따라 인도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현지 비즈니스를 확대하고 있다”며 “시장이 완전히 커지기 전에 우리 기업들도 서둘러 현지 생산·판매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마다 7% 이상 성장하는 세계 5위의 자동차 신흥 대국 = 인도의 가장 큰 매력은 풍부한 잠재 수요다. 인도산업협회에 따르면 인구 1000명당 자동차 보급 대수는 32대에 불과하다. 전 세계 평균(169명)의 5분의 1 수준이다. 본격 성장 궤도에 진입한 중국(102명)과 비교해도 매력적이다.

그 덕에 시장 규모는 해마다 7% 이상씩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인도는 우리나라(442만 대)를 제치고 세계 5위 생산국(449만 대)에 이름을 올렸다. 2020년엔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에 올라설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산업 육성 의지도 시장의 매력을 높이고 있다. 현재 인도 정부는 GDP에서 차지하는 제조업 비중을 2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메이드 인 인디아’ 정책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일자리 창출 효과가 뛰어난 자동차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정부 승인 없이 지분의 100%까지 투자를 허용하고 있다.

최근엔 ‘2030년에는 100% 전기차만 판매한다’라는 전기차 육성 정책도 발표했다. 디젤 비중이 높아 대도시들의 대기오염이 사회 문제로 대두되자, 환경을 중시하는 모디 정부가 이 같은 정책을 내놓은 것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아직은 낮은 인도의 소득 수준을 고려했을 때 전기차는 저가의 보급형 모델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개발 확대 전략은 더 빨라지고, 삼성 SDI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사람들이 차를 살 돈이 있는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하다. 현재 인도의 중산층 인구 비중은 13% 남짓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경제 성장을 고려할 때 2025년 그 비중이 37%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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