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M&A 시장에서 국내 증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금융연구원 ‘국내 M&A 시장의 동향과 IB업무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M&A 재무 자문사 거래 비중은 해외IB가 61.3%에 달했으나 2015년 기준 46.1%(47건)로 완화됐다. 2009년 각각 19.4% 수준을 차지하던 국내증권사와 회계법인의 비중이 2015년 23.5%(31건), 30.4%(24건)로 증가했다.
지금까지 해외 IB들은 국내기업이 연계된 대형, 크로스보더 딜, 회계법인은 중소형, 구조조정 딜을 중심으로 영업했다. 2015년 기준 국내 증권사의 자문거래 규모는 464억 달러로 회계법인(106억 달러)보다 큰 것으로 집계되지만 이는 대형투자은행 딜에 복수 자문사로 참여한 결과다.
그러나 M&A 관련 업무 참여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국내 증권사의 M&A 역량이 점차 발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반기 초대형IB의 기업금융 업무 인가 이후 회계법인의 점유율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달 말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 자기자본 4조 원이 넘는 대형 증권사 5곳이 초대형 IB 예비 인가 절차를 밟을 전망이다. 최근 정부의 초대형 IB 육성 정책 등 금융투자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구조적 변화는 증권사 입장에서 M&A 관련 업무를 확대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M&A 중개, 자문업무가 가능한 초대형 IB 등은 일반적인 M&A 중개, 자문업무뿐만 아니라 기업금융을 활용해 M&A 인수금융 제공 등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부문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영도 연구위원은 “초대형 IB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기업금융 분야에서도 긍정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최근 늘어나는 국내기업의 크로스보더 딜 중개, 자문업무의 강화를 통해 초대형 IB의 국제화 능력을 강화하는 초석을 다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국내 M&A 시장이 성장하면서 증권사들이 M&A 업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수익성도 증대됐다. 국내 M&A 시장 규모는 2009년 350억 달러에서 2015년 830억 달러로 정점을 찍었다. 4월 말 기준 M&A 제안·미결 현황은 544억 달러에 달한다. 지난해 2월 말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M&A시장은 더 활성화될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과거 국내 M&A 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을 때에는 M&A 중개, 자문 업무가 증권사 입장에서 수익성 있는 사업이 되지 못해 이를 전담할 고정 인력을 배치하는 데도 상당한 부담이 있었다”며 “앞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면 이를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 인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