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5개월 연속 순매수세를 보이면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상장 주식은 4월 사상 최대치인 545조 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주식시장 전체 주식의 32.7%에 달하는 금액이다. 5월(1~26일)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1조7160억 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이들의 주식보유잔액이 2011년 400조 원을 돌파한 데 이어 6년 만에 500조 원을 넘어선 것이다.
물론 코스피 지수가 상승하면서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주식잔액이 증가한 영향도 있지만, 국내 시장이 매력적인 요소가 많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요소이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시장에 대한 러브콜이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는 어느덧 2300선을 넘어 2400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증권가에서도 장밋빛 전망을 쏟아내면서 연내 코스피 지수가 2600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도 넘쳐나고 있다. 심지어는 내년 코스피 지수가 3000을 돌파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도 적지 않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대형주 위주로 매수에 나서면서 쏠림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4월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 대형주를 위주로 사들이면서 코스피의 순매수 규모가 9000억 원으로, 코스닥에서 사들인 규모인 3000억 원의 3배에 달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의 보유액이 200조 원이던 2009년 5월 외국인 보유 상위 5대 종목이 전체 보유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28.8%였으나, 현재는 43.1%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대 종목 비중은 같은 기간 47.3%에서 54.7%로 증가했다.
일례로 외국인 투자자의 삼성전자 주식 보유 비율은 2009년 5월 20%대 초반에서 현재 30%대 중반에 육박할 정도로 상승했다. 이 같은 쏠림 현상은 단일 종목에 악재가 발생할 경우 외국인 매도에 따른 시장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어 문제점으로 작용되고 있다.
이처럼 시장 영향력이 높은 외국인 투자자는 늘 시장의 하락을 주도했던 세력이기도 하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우리 자본시장을 무참하게 만든 장본인 역시 외국인 투자자이다. 리먼 사태 당시 외국인 투자자의 국내 주식보유잔액은 141조 원으로 떨어졌다. 외국 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면서 코스피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졌다. 2008년 10월 당시 코스피 지수는 892.16포인트까지 추락했다.
4월에도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이후 외국인 투자자가 8000억 원이 넘는 주식을 팔아치우면서 상승 탄력을 받던 코스피 지수가 2100선 초반으로 물러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행보에 대해 늘 신경을 곤두세우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휘둘릴 수밖에 없을 정도로 국내 자본시장의 체력은 약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국내 자본시장이 자체적으로 자생할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의 비중을 확대하고 개별 기업의 시장 영향력 축소 등을 위한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