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에서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가 힘을 얻게 됐다. 마치 적폐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미래부는 재편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에서 오히려 차관급 본부가 신설되면서 정부 부처 가운데 이례적으로 3차관 체제로 거듭났다.
5일 정부와 여당이 마련한 정부조직개편안에 따르면 미래부 1차관이 맡아온 과학기술 분야와 2차관이 맡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대부분이 기능을 유지하게 됐다. 나아가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신설되면서 사실상 3차관 체제로 거듭났다.
박근혜 정부의 대표정책 가운데 하나였던 '창조경제' 기능만 '중소벤처기업부'로 업무를 이관하고나머지 정책은 현행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추가되는 과학기술혁신본부장 산하에는 과학기술정책국과 연구개발투자심의국, 성과평가정책국 등 3개국이 신설된다. 사실상 미래부 규모가 더 커진 셈. 종전 '1장관 2차관 3실 1조정관 1본부장 5국 체제'가 '1장관, 2차관, 1본부장(차관급), 3실, 7국' 시스템이 된다. 실장급인 창조경제조정관은 폐지되고 창조경제기획국이 중기부로 이관됐다.
이를 계기로 미래부는 과학기술과 ICT를 함께 다루면서 차관 3명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돼 역대 과학기술 담당 부처 중 가장 강력한 힘을 갖게 될 전망이다. 노무현 정부 당시에는 과학기술부총리(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소속) 산하에 장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가 있었다.
이번 조직 개편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과학기술전략본부 기능 강화다. 1급 대신 차관급 책임자가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이끌면서 조정 능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부처 가운데 3차관 체제도 이례적이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당시 외교부에 1~2차관과 함께 차관급인 '통상교섭본부'가 있기도 했다.
미래부 관계자는 개편안에 대해 "과학기술분야 컨트롤타워 기능을 강화하고 중소기업벤처부를 신설하는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 포함돼 있던 내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