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지난달 15일 새로운 서울시 도시계획 정책으로 발표한 ‘2030 서울시 생활권계획’은 낙후·소외된 서울의 동북·서북·서남 3개 권역의 상업지역을 확대하는 것이 골자다. 도시계획도 서울 지역을 각각 10만 명 규모인 116개의 생활권으로 쪼개 세밀히 관리한다.
서울시가 지역 균형 성장을 위한 생활밀착형 도시계획으로 내놓은 생활권계획은 2014년 발표한 기본 도시계획 ‘2030 서울플랜’의 후속 계획안이다. ‘2030 서울플랜’에서 제시한 ‘3도심-7광역중심-12지역중심’에 53지구 중심을 더해 서울의 중심지 체계 완성에 마침표를 찍은 것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우선 서울시를 53지구중심으로 신규 지정해 중심지 체계를 완성하고, 5개 대(大) 생활권역과 116개 지역단위 소(小) 생활권으로 작게 나눠 관리한다. 특히 53지구중심 가운데 약 81%를 상대적으로 저개발·소외된 동북·서북·서남권에 집중 지정해 서울 구석구석으로 활력이 퍼지고 균형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실제로 서울시 전략지역을 제외한 134만㎡ 가운데 상당 부분을 낙후·소외된 동북(59만㎡), 서남(40만㎡), 서북(18만㎡)에 할당했다. 도심권에는 추가하지 않았다.
이는 상업지역의 경우 지역 간 격차가 커서 동북권은 1인당 면적과 개발밀도가 동남권의 36%와 60%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상업지역 배분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서울 상업지역은 모두 2572만㎡으로 서울 면적의 4.2%이다. 기존에는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 요청이 들어오면 민원으로 취급돼 반영하기가 어려웠지만, 이제는 각 자치구와 서울시가 생활권계획을 바탕으로 판단하게 된다.
특히 이용이 저조한 상업지역의 개발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용도용적제도 역시 개선된다. 상업지역 내 비주거 의무비율이 기존 ‘30% 이상’에서 ‘20% 이상’으로 완화되고, 종전 주거면적 비율에 따라 160%부터 420%까지 상이하던 주거용적률 제한은 400%까지 일괄 허용된다. 시는 용도용적제 조례 개정작업을 연내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김학진 서울시 도시계획국장은 “상업지역은 개발면적과 밀도 등의 강남·북 간 격차가 상당하다”며 “1인당 상업지역 면적이 2㎡를 넘는 곳은 도심권을 제외하고 동남권이 유일하다”고 말했다.
또한 생활권계획은 서울 전역을 도심권·서남권·서북권·동남권·동북권 등 5개 권역생활권으로 나눠 여러 구에 걸쳐 있는 이슈에 공동 대응하고, 도시공간, 주거정비, 교통, 산업·일자리, 환경·안전, 역사·문화·관광, 복지·교육 등 7개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이를 다시 실제 주민 생활단위에 맞춰 3~5개 동(인구 10만 명가량)에 해당하는 지역생활권 116개로 나눠 각 지역 고유의 특성과 주민들의 구체적인 요구를 담아냈다.
이에 따라 창동·상계, 청량리·왕십리가 속해 있는 동북권은 문화·산업·일자리·도시인프라 등 자족기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영등포·여의도, 가산·대림, 마곡이 포함된 서남권은 미래의 서울 신정장을 선도하고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 준공업지역의 산업 변화 및 G밸리(서울디지털산업단지 일대)·마곡 연구개발(R&D) 산업단지 등 신성장거점 육성, 국회대로·서부간선도로 지하화, 경전철 신설 사업 등이 진행 중이다.
또한 상암·수색이 속해 있는 서북권은 살기 좋은 주거환경과 창조문화산업 선도 지역을 목표로 홍제 지역에 의료클러스터 조성, 서부터미널 일대 복합개발, 경의선과 연계한 당인리 문화창작발전소 조성 등을 계획하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위원은 “서울시의 상업지역 확대나 이번 생활권 개편의 경우 특혜 시비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며 “개발이익은 개인이 갖고 비용은 사회가 지불하는 만큼 어떻게 적절히 이익을 환수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고, 이것이 정책의 성패를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