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26일(현지시간) 공개한 보고서에서 시애틀 시의 최저임금상승 정책으로 오히려 최저 임금 근무시간과 급여가 줄어드는 등 고용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시애틀은 미국에서 가장 먼저 시간당 최저임금 15달러 정책을 택한 도시 중 하나다.
시애틀 시는 2014년부터 점진적으로 시간당 최저임금을 올려 2021년까지 평균 최저임금을 15달러까지 인상한다는 방침을 갖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시애틀의 시간당 최저임금은 평균 13달러. 현재 회사의 규모나 복지 혜택에 따라 최저임금은 11~15달러 선에서 적용되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제시한 최저임금은 7.25달러. 주 정부나 시에 따라 최저임금이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데 시애틀은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수준을 자랑한다. 이에 시애틀의 임금상승 정책의 성공 여부가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을지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워싱턴대학 연구진은 최저임금이 1달러씩 오르면 취업 기회가 3달러씩 증발한다고 지적했다. 해당 보고서 작성자인 제이콥 빅더는 지난해 시애틀의 시간당 최저임금이 13달러로 오르면서 이 지역 저임금 노동자들의 근무시간이 9% 줄었다고 지적했다. 근무시간이 줄면서 평균적으로 이들이 받는 한 달 급여도 125달러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최근 이에 정면으로 반박하는 다른 연구 보고서가 나와 노동시장의 임금상승 논쟁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주 요식업계에서 일자리를 줄이지 않고 임금을 끌어올릴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 결과를 공개한 UC버클리의 마이클 라이히는 워싱턴대학 연구진의 결과 도출 방법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워싱턴대학의 연구결과가 최저임금 인상이 저임금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기본 전제에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최저임금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시애틀에서 8개의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하며 약 200명을 고용한 한 사업자는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통과된 이후 오히려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늘렸다고 말했다. 하지만 또 다른 사업자는 최저임금 상승으로 영업시간을 늘리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CNN머니는 워싱턴대학의 경우 모든 분야의 시애틀 저임금 노동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것이고, UC버클리의 경우 저임금 요식업계 종사자에 한해 연구를 진행했기 때문에 어느 한 쪽이 틀렸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