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본회의나 정책위원회, 이사회, 배심재판 등 집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각종 의결기구의 경우 전문성이 떨어질수록 외부 전문가 집단이나 이해관계자들의 전략적 설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영 한국은행 미시제도연구실 부연구위원이 27일 발표한 ‘전문가의 전략적 정보 전달이 의사결정자의 의견 형성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집단적 의사결정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질 경우 상대적 정보 우위를 가진 외부전문가들의 가벼운 언급(Cheap Talk)에도 의사결정이 휘둘릴 수 있다고 봤다.
이같은 결과는 외부전문가가 특정 결과를 원하는 과도편향전문가이거나 사회 전체 후생을 극대화하고자하는 후생극대화전문가 할 것 없이 모두에서 나타났다. 다만 과도편향전문가들은 의사결정자들의 반응을 양극화시키는 경향이 있는 반면, 후생극대화전문가들은 통합시키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집단적 의사결정체가 만장일치 제도에 가까울수록 과도편향전문가에게, 단순 다수결 제도일수록 후생극대화전문가에게 더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집단적 의사결정체가 편향성을 가진 외부 전문가의 조언에 영향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개인의 전문성이 높은 의사결정체를 구성하거나 외부 전문가 선정 내지 전문가 조언을 검토할 경우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정대영 부연구위원은 “투표를 통한 집단적 의사결정은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문성이 부족할 경우 상대적 정보우위를 가진 외부 전문가의 전략적 설득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약점 또한 지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