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로 환율이 1년만에 1300원선을 돌파했다. 지난해 영국의 유로존 탈퇴(브렉시트) 결정과 올해 프랑스 대선에 따른 정치불안감 등이 해소된데다 최근 유럽중앙은행(ECB)이 조기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시사하는 등 경제도 개선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최근 원·유로 환율 상승세가 가팔랐다는 점에서 당분간 쉬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아울러 원·유로 환율 상승은 우리경제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유로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원·유로 환율도 급등했다. 정치 불확실성과 포퓰리즘이 가라앉고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도 테이퍼링을 언급하는 등 최근 유럽 경제가 호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며 “최근 급등에 따라 당분간 쉬어갈 수 있겠지만 내년까지 1300원대는 유지할 듯 싶다”고 평가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도 “미국 금리인상과 자산축소 이슈는 이미 상당부문 예상했던 이슈인 반면, 최근 드라기 총재의 테이퍼링 시사 발언은 새로운 소식이었다”며 “최근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기대로 올랐던 달러화 가치가 쇠퇴하던 분위기에서 유로존 통화긴축 전환 소식은 유로화 강세 배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원·유로 환율 1300원은 높아 보인다. 원·달러도 더 많이 오를 것 같지 않다. 미국은 어쨌든 금리를 올리는 상황이지만 유로존 테이퍼링은 경제상황에 따라 그 시기가 달라질 수 있다”며 “원·유로가 계속 오르긴 힘들다. 1300원 밑으로 되돌림 할 수도 있다”고 예측했다.
한국은행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지난 5월7일 프랑스 대선에서 EU통합을 지지하는 마크롱이 당선되고 뒤이어 지난달 18일 집권 여당이 승리하면서 EU체제에 대한 불안감이 완화됐다고 평가한 바 있다. 또 6월8일 영국의 조기총선에서 메이 총리가 이끄는 집권 여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면서 하드 브렉시트 가능성이 하락했다고 봤다.
이같은 원·유로 상승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일 것이라는 평가다. 이창선 수석연구위원은 “유로존 경기가 괜찮다는 점과 함께 환율여건도 개선된다는 점에서 유로존 수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