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인 현대로보틱스의 밸류에이션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밑돌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자회사 지분율 증가로 인한 기대감을 나타내는 의견이 있는가 하면, 자회사의 배당성향이나 주가 상승여력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로보틱스에 목표 주가를 제시한 8개 증권사의 목표 주가 밴드는 27만~54만7000원선이다. 한국투자증권이 54만7000원으로 가장 높았고 유안타증권이 27만 원으로 가장 낮았다.
이날 현대로보틱스는 전일보다 2.14% 하락한 38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5월 10일 현대중공업의 기업분할 재상장을 통해 41만 원대에서 거래를 시작한 현대로보틱스 주가는 이후 37만~42만 원대를 넘나들며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로보틱스는 현대중공업, 일렉트릭, 건설기계의 주주로부터 주식을 현물출자받는 방식의 유상증자가 진행 중이다. 이에 KB증권은 “현물출자가 완료되면 대주주의 이해관계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우려도 해소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기존 40만 원에서 47만 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하지만 현대로보틱스의 핵심 우량자산인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가능성 및 배당성향에 의문을 제기하는 증권사도 있다. 유안타증권은 재상장 당시 기준주가 대비 의미 있는 밸류에이션 매력을 확인하기 어렵다며 27만 원이라는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고, 현재까지 이를 고수하고 있다.
이재원 연구원은 “로보틱스는 현대오일뱅크 등의 우량자산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매각 가능한 자산이 없는 상황에선 일정 수준의 디스카운트가 불가피하다”면서 “이 경우 기준 주가 대비 충분한 상승 여력을 나타내기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가 지분 91.1%를 보유한 현대오일뱅크의 대규모 배당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투자증권은 현대오일뱅크의 과거 배당정책을 고려할 때 현대로보틱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54만7000원의 목표 주가를 유지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현대오일뱅크의 배당이 로보틱스 밸류에이션에 미친 영향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영수 연구원은 “핵심은 현대오일뱅크가 아닌 현대로보틱스의 배당성향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라며 “현대오일 뱅크의 중간배당은 결국 현대오일뱅크의 현금을 모회사인 현대로보틱스로 이전는 작업에 불과하기 때문에 현대로보틱스 연결실체의 재무상태, 예상 ROE, 그리고 밸류에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