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GDP)이 4년 연속 2%대 행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그럼에도 한국은행은 “잠재성장률 수준”이라고 판단내림으로써 ‘저성장 고착화’를 기정사실화했다.
반면 최근 저출산 고령화 등 구조적요인에 의해 잠재성장률이 하락해 왔다는 점에서 한은은 이같은 성장세도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국내경제는 글로벌 경기회복으로 수출 및 설비투자가 호조를 보이고 민간소비 부진도 점차 완화되면서 개선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봤다. 내년에도 세계경제 회복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민간소비 증가세도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도 이날 기준금리를 현 1.25%로 동결한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성장세를 “잠재성장 수준에 근접한 성장률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 성장에 대한 지출부문별 기여도 측면에서는 수출기여도가 소폭 상승(2016년 0.5%포인트→2017년 0.6%포인트)하는 반면, 내수기여도는 소폭 낮아질(2.3%포인트→2.2%포인트) 것으로 봤다.
소비자물가는 금년과 내년 각각 1.9%를 예측해 한은 물가안정목표치(2.0%)를 밑돌았다. 유가의 기저효과 축소와 농축수산물가격 안정 등으로 오름세가 다소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아울러 이같은 흐름이 내년중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올해 700억달러 내년 680억달러를 예측했다. 이는 직전 예측치(750억달러, 730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2016년 7%에서 올해 4%대 후반, 내년 4%대 중반으로 떨어지면서 장기균형 수준(3~4%)에 근접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성장률 전망은 정부가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배제한 것이다. 이에 따라 한은은 추경 등 신정부의 경제대책과 글로벌경기 및 정보통신(IT) 업황 호전에 따른 수출 및 설비투자 개선세 확대, 고고도미사일(사드) 관련 갈등 완화에 따른 무역제한조치 영향 축소 등을 성장경로의 상방리스크로 봤다. 반면 사드관련 보복 강화와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가속화에 따른 금융여건 악화, 북한관련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등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을 하방요인으로 꼽았다.
물가 역시 상하방 리스크가 혼재해 있다고 판단했다. 경기회복세 확대, 고용 개선에 따른 임금상승 가능성, 주요국 중앙은행의 정책기조 전환 등에 따른 원·달러 환율 상승 가능성 등을 상방요인으로 꼽은 반면, 미국 셰일오일 증산에 따른 유가하락, 통신비 인하 등 정부의 물가안정대책 효과 가시화 등을 하방리스크로 봤다.
한편 전망의 전제치인 세계교역신장률은 올해 3.6%, 내년 3.5%로, 원유도입단가는 올해와 내년 각각 배럴당 51달러로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