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20원대가 무너지며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엔·원 환율도 하루만에 다시 1000원선으로 내려앉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 결정후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스캔들과 정책기대감 반감이 부각되면서 유로화 강세, 달러 약세 그리고 아시아통화 강세 현상이 벌어진데다 원화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려는 외국인 자금이 유입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
단기 바닥으로 인식했던 1120원이 무너진 것도 하락베팅이 확대되는 요인이었다. 다만 1110원대에서는 결제수요도 있어 추가 하락을 저지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다음주도 하락 분위기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다음주 26일로 예정된 미 연준(Fed) FOMC에서 물가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할지와 박스권 하단인 1115원선에서 당국이 개입에 나설지가 관건일 것이라고 전했다.
역외환율도 나흘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20.5/1121.5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25.5원) 보다 4.15원 내렸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3.26원 내린 1000.4원을 기록했다. 지난 19일에는 1000.13원을 기록하며 지난 5월25일 999.33원 이후 2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8.22포인트(0.34%) 상승한 2450.06을 기록해 7거래일연속 사상최고치를 이어갔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840억3300만원어치를 매수했다. 채권시장에서도 외국인은 3년선물을 9332계약, 10년선물을 567계약 순매수하는 모습이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단기 바닥 인식이 있던 1120원선이 깨지면서 아래쪽 베팅이 늘었다. 수급상 원화 주식과 채권을 매수하려는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됐다. ECB 통화정책결정 이후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유로가 오르고 달러가 빠졌고 아시아통화들이 강세를 보인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방향은 아래쪽이다. 자금 유출입상 하락에 우호적인데다 트럼프 행정부 스캔들과 정책실행 기대심리도 약해져 있기 때문”이라며 “레인지 하단인 1115원이 키로 보인다. 이를 하향돌파한다면 1110원대가 목전이다. 1115원에서 외환당국이 어떤 스탠스를 취하느냐가 하락 속도를 결정지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또다른 은행권 외환딜러는 “ECB가 끝나고 미국 정책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달러가 약세를 지속했다.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이 주식을 순매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1110원대에서는 결제수요도 있어 추가 하락은 막힌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음주는 미국 FOMC가 관건일 것으로 보인다. 미국 물가지표로 좋지 않다면 원·달러도 하락압력을 받을 것이다. 반면 물가지표 부진이 일시적이고 조만간 금리인상과 자산축소를 단행하겠다는 입장을 보인다면 원·달러도 반등하겠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55분 현재 달러·엔은 0.02엔 내린 111.76엔을, 유로·달러는 0.0034달러 오른 1.166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