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은 박근혜정부의 국정농단 사태 당시 대기업이 미르·K스포츠재단 등에 수백억 원을 후원하도록 모금을 주도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해체 압박을 받았다. 이에 지난 3월 ‘한국기업연합회’로 간판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했으나, 비판 여론은 여전한 상태다.
정권교체 후 전경련은 더 압박 받는 분위기다. 현 정부는 설립허가 취소 카드를 꺼내들 수는 있다. 다만 난항이 예상된다. 일단 전경련은 사단법인이다. 정부가 설립허가를 취소하려면 민법에 기대야 한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해 말 전경련 설립허가 취소 가능성을 놓고 법리 검토를 해왔다.
산업부는 주로 전경련의 미르·K재단 모금 주도 행위가 법인 목적에서 어긋나는 것인지, 공익을 해하는 행위인지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실제 설립허가 취소 절차를 밟지 않은 것에 대해 백 장관은 인사청문회 서면 답변을 통해 “전경련 위법행위에 대해 검찰 수사가 아직 진행 중이기 때문에 별도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전경련의 ‘위법행위’가 확인되면 설립허가 취소를 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지만, 지금까지는 위법행위가 공식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때문에 정부로서는 부담이다. 설립허가 취소를 강행하면 법적 분쟁이 펼쳐질 수 있어서다. 그간 설립허가가 취소된 사단법인·재단법인이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취소 무효 소송의 대체적인 결과는 정부의 패였다.
전경련이 해산 절차를 밟게 될 경우 수천억 원에 달하는 자산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릴 것으로 전망된다. 전경련은 현재 시가 7000억~8000억 원이 넘는 여의도 전경련 회관과 함께 건물을 지을 때 생긴 부채가 현재 2~3000억 원가량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순 자산만 5000억 원이 넘는다. 전경련 재산 형성에 기여한 대기업들이 이의를 제기할 가능성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