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온라인 전자결제기업 페이팔이 중국의 거대 정보통신기업 바이두와 손을 잡았다. 이는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장악한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시도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앞으로 바이두 월렛 이용자와 페이팔 이용자는 서로 거래할 수 있게 됐다. 바이두 월렛 이용자는 페이팔에 연결해 중국 이외의 지역에서도 온라인 쇼핑을 즐길 수 있고 페이팔을 이용하는 해외 판매자 역시 바이두 월렛를 통해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페이팔의 최고경영자(CEO) 댄 슐먼은 “바이두를 통해 페이팔은 전 세계의 수백만 판매자와 중국의 수백만 소비자를 만날 수 있게 한다”라며 이번 파트너십의 의미를 강조했다.
하지만 이들의 시도가 당장 큰 변화를 만들기에는 무리라고 신문은 전했다. 알리바바의 계열사인 앤트파이낸셜과 텐센트가 중국 모바일 결제시장을 손에 꽉 쥐고 있기 때문이다.
앤트파이낸셜이 제공하는 알리페이와 텐센트의 위챗페이는 중국 결제시장을 말 그대로 ‘지배’하고 있단 평가를 받는다. 이들은 작년 말 기준으로 중국의 제3자 모바일결제시장을 각각 54%, 37% 점유하고 있다. 바이두 월렛은 1억 명의 사용자를 거느리고 있음에도 점유율은 0.4%에 불과하다.
페이팔과 바이두가 파트너십을 맺고서 넘보는 중국 결제 시장은 매년 2000만 명의 중국 중산층 소비자들이 해외 쇼핑을 즐기는 통에 엄청난 규모의 송금 흐름을 만들어내고 있다. 중국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는 세계 최대의 성장동력으로 꼽힌다. 지난해 중국의 국경 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927억 달러(약 103조 원)였으며 매년 15%씩 성장해 2021년에는 1932억 달러(약 215조 원)가 될 것으로 시장조사단체 민텔은 예측했다.
페이팔은 중국 시장의 구매력 수준에 오랫동안 주목해왔다. 2010년에는 유니언페이와 제휴해 유니언페이의 신용카드와 직불카드를 페이팔 계정과 연동해 중국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직접 구매를 할 수 있게 했다. 그러나 성과는 크지 않았기에 이번 시도가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 낼지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