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2분기 실적 저점을 지나 3분기부터 본격 도약할 전망이다. 국제 유가의 상향 안정세와 견조한 업황으로 2분기 악화됐던 수익성이 다시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
31일 SK이노베이션과 증권가에 따르면 이 회사의 3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액 10조5890억 원, 영업이익 8041억 원으로 수익성은 2배가량 좋아질 전망이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0조5610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212억 원을 기록하며 62% 급감했다.
정제마진은 1분기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며 업황 자체는 견조했으나, 국제 유가 하락의 시차효과에 의해 수익성이 대폭 악화됐다. 석유사업에서만 1700억 원에 달하는 재고평가 손실과 962억 원 수준의 시차 효과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동시에 발생하며 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보다 97.2% 감소한 125억 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또한 정유와 화학 부문 전반에 걸친 정기보수로 인해 발생한 기회 손실 비용 약 500억 원도 수익성 악화에 일조했다.
화학사업에는 정기 보수 외에도 화학제품 스프레드의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정기보수 진행으로 인한 물량 감소 및 PX와 올레핀 스프레드 축소로 화학사업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26.6% 감소한 3337억 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3분기부터 분위기는 반전될 전망이다. 급락했던 국제 유가가 상향 안정화 되고 정기 보수가 완료되는 등 2분기 실적 악화 요인이 사라지고 업황도 안정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3분기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약 46달러 내외만 유지한다면 시차효과에 따라 수익성은 오히려 증가할 것이며, 재고평가 부분에서도 추가 이익이 발생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실제로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는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7월 넷째주(21~28일) 중동 두바이유 가격은 전 주보다 1.55달러 오른 49.72달러를 기록했다. 그 외 미국 서부텍사스산(WTI) 원유 가격은 전 주보다 배럴당 3.94달러 오른 49.71달러를, 영국 브렌트유(Brent) 가격은 전주보다 4.46달러 오른 52.52달러를 기록했다.
정제마진 역시 3분기가 계절적 최대 비수기이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견조한 수요 속에서 제한적인 공급에 따라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정제마진 상승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 현재까지의 분기 평균 정제마진은 배럴당 7.0달러 수준으로 직전분기 평균인 배럴당 6.1달러보다 0.9달러나 높은 수준이다.
신흥국 중심의 산업활동 증가에 따라 경유를 중심으로 한 발전용 제품 수요가 늘고 있으며, 경기 회복세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확대에 따라 선박용 연료유(벙커링)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반면, 공급 측면에서는 중국 정부의 국영 석유회사 석유제품 수출량을 인위적인 조정에 따라 역내의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한 글로벌 설비 가동률이 이미 최고점에 달해있으며 오는 2019년까지 계획된 원유 정제설비의 증설은 예상하는 수요 증가분에 훨씬 못 미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나 이를 만족시킬 수준의 공급량 증가는 불가능하다는 의미로, 석유제품 정제마진은 점차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화학사업 영업이익도 PX 판매량 증가와 스프레드 상승으로 전분기 대비 증가할 전망이다. 오는 2020년까지의 북미 지역의 에탄 크래커 신증설 물량은 약 990만 톤으로 예상되며 공급 증가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이 물량은 이미 다운스트림(downstream) 폴리머 수요처로 그대로 들어갈 것이 확정돼 있어 신규 물량이 역내로 유입될 가능성이 극히 적다.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정된 신규 물량은 500만 톤 정도이나, 아시아 역내 물량 유입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다.
또한 하반기 PX 업황은 중국의 PX 증설 지연으로 인해 기대감이 높다. 중국이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PX 물량은 약 2400만톤인데 그 중 2019년까지 가동 일정이 확정된 물량은 200만 톤이다. 그 외 프로젝트들은 지연 또는 취소가 예상된다.
회사 관계자는 “특히 하반기에는 정유와 석유화학 설비 모두 대규모 정기보수 계획이 없어 가동률 상승도 예상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