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물론 글로벌 증시 전반이 올해 호황을 누리면서 해외 주식 투자로 눈을 돌리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국내 해외주식 직접투자 잔액은 어느덧 9조 원을 돌파하는 등 1년 전보다 2조5000억 원가량 몸집이 불어났다.
지난달 3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말 61억6000만 달러였던 국내 해외 주식 잔액은 올해 6월 말 83억8000만 달러로 증가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 기준 6조8993억 원에서 9조3796억 원으로 늘어난 것. 지난 1년간 국내 투자자들이 추가로 바구니에 담은 해외 주식이 무려 2조4803억 원어치라는 얘기다.
미국 증시는 올 상반기 글로벌 증시 호황을 주도하는 상승동력이다. 지난달 27일(미국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85.54포인트(0.39%) 상승한 2만1796.5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장중 52주 신고가를 다시 쓰며 3거래일째 상승랠리를 이어갔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지수 역시 각각 2475.42, 6382.19로 고점이다.
하지만 해외 증시 호조가 이어지고 있더라도 섣불리 투자를 결정한 것은 위험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해외 주식 직접 투자로 얻은 주식매매 차익에는 22%의 양도세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만약 A 주식에 100달러를 투자해 120달러를 얻어 20달러를 차익으로 확보했을 경우, 환율 문제를 제쳐 두고라도 15.6달러를 얻는 데 그치게 된다는 얘기다. 국내 주식에는 주식매매 수수료만 붙는다.
두 번째 문제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따른 환손실 문제다. 해외 주식 투자 특성상 원화를 외화로 환전해 주식을 사야 한다는 점에서 환 변동에 자연스레 노출될 수밖에 없다. 이때 운 좋게 투자 수익을 차익으로 확보했더라도 만약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 오히려 손해일 수 있다는 얘기다.
유동원 키움증권 글로벌전략팀장은 “작년 3월과 같은 경우 국내 증시가 해외 증시보다 현저히 나빴기 때문에 해외 주식을 사라고 할 수밖에 없었다”며 “하지만 지금처럼 원화 가치의 추세적 상승 등 여러 제약 등을 고려했을 때 국내 증시 투자가 더 안전한 투자처라고 볼 수 있겠다”고 말했다.
때문에 비과세 해외 주식 투자펀드 등 간접투자 방식으로 절세하는 방법이 유리할 수 있다는 조언이다. 유 팀장은 “비과세 해외펀드의 경우 최대 3000만 원까지 과세되지 않아 수익 면에서 나을 수 있다”며 “또 10억 원 이상의 고액 투자자들의 경우 종합금융소득세 부과 등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