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가 또 다시 엔터 업계를 덮쳤다.
영화 ‘군함도’가 개봉 일주일 만에 500만 관객을 돌파했다. 그렇지만 ‘군함도’의 투자 배급사인 CJ E&M 주가는 제자리다. 개봉 첫날 강자 ‘군함도’를 제치고 박스오피스 정상에 오른 ‘택시운전사’를 투자 배급한 쇼박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호평 속에 막을 내린 tvN 주말드라마 ‘비밀의 숲’의 제작사 씨그널엔터테인먼트 역시 흥행 특수는 맛보지 못했다.
휴가 시즌과 영화 성수기가 시작됐다. 그렇지만 엔터 업종 상승세는 지지부진하다. CJ E&M은 영화 ‘군함도’가 개봉한 7월 26일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7월 25일 7만8400원으로 장을 마감했지만 3일 7만 원대 초반까지 하락했다. 쇼박스도 지난 2일 ‘택시운전사’ 개봉과 함께 52주 신고가(7690원)를 경신했지만, 종가는 0.47% 오른 6390원에 그쳤다.
간판급 엔터주인 YG엔터테인먼트도 지속적인 하락세로 지난 1일 3만 원 대가 무너진 이후에도 하향 곡선은 이어지고 있고, 슈퍼주니어와 동방신기 멤버들이 전역하면서 활력을 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7월 31일부터 하락세다. 엑소의 해외 시장 인기, 소녀시대 컴백 소식도 떨어지기 시작한 주가 방향을 되돌리지 못하고 있다.
엔터 관련주의 흥행과 별개로 주가가 힘을 받지 못하는 것에는 외부적인 요인으로 해석된다. 콘텐츠 각각의 호불호로 인한 논란이 불안감을 자극하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문제는 사드(THAD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배치에 대한 우려감이 꼽히고 있다.
북한이 지난 7월 28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인 ‘화성-14형’을 발사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를 소집하고 사드 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중국은 우리의 사드 배치에 강력하게 반발했고, 한국 콘텐츠 방영, 제작 및 한국 연예인들의 출연을 막아, 엔터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입혔다. 이 때문에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 발표 직후 엔터주로 불리는 오락 문화 업종 주가는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속단하기 이르다며, 관망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신증권 김회재 연구원은 “3분기엔 국내 메이저 배급사들의 텐트폴 작품 개봉에 따른 성수기 효과에 신규 직영점들의 영업 레버리지 또한 본격 발생 예정이기 때문에 꾸준히 주목해야 한다”면서 “작품 흥행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단기성 이슈”라고 강조했다.
엔터사 역시 중국 외 일본 등의 투어 활동에 주목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SM TOWN’이란 브랜드로 꾸준히 해외 투어를 펼치고 있고, YG엔터테인먼트 역시 빅뱅 탑이 군대에 있지만 멤버 개개인들의 투어가 진행 중이다. 현재 지드래곤이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등 월드투어 중이고, 9월에는 태양이 컴백한다.
대신증권 정연우 연구원은 “중국 사드 이슈가 기존 핵심 투자 포인트였던 중국 매출 증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중국 음반 매출은 유지대고 있다”며 “외부 변수 움직임에 따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