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뱅크 돌풍②] 가격 파괴에 고객 대이동…‘카뱅 세대’ 뜬다

입력 2017-08-07 08:37 수정 2017-08-0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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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4200만 명이 가입한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편리함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3040대 젊은층 고객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장기적인 수익성 확보를 위해 진출하려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은 현 시점에서 100% 비대면이 불가능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고객 70%가 젊은층… 간편함·값싼 금리‘카뱅세대’ 홀리다 =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의 고객(44만여 명) 중 30·40대는 70%(31만여 명)를 차지한다. 일반 시중은행의 30·40대 비중이 40%대인 것을 고려하면 젊은층 비중이 높은 편이다. 카카오뱅크는 정확한 고객 정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20~40대가 대다수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가 흥행한 데는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편리함과 속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을 우군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는 공인인증서 인증과 보안매체 등을 없애 10분 안쪽으로 계좌개설을 끝낼 수 있게 했다. 카카오뱅크는 타행 송금 시에도 시중은행들과 달리 공인인증서 인증 등 까다로운 절차가 필요없다.

저렴한 대출금리(최저 연 2.86%~3.35%)로 1~5분 만에 대출이 가능하다는 점도 카카오뱅크의 흥행 요인이다. 연 4%대 중반인 시중은행 평균 대출금리에 비하면 금리가 저렴하다. 편의점 ATM기 등에서 입출금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해외송금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분의 1로 낮춘 것도 카카오뱅크의 매력을 키웠다.

시중은행들이 최근들어 각 종 수수료와 대출금리를 낮추고 예금 우대금리를 얹어주는 것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다. 일례로 KEB하나은행은 예금 1000만 원까지 금리를 최고 연 2.34%까지 제공하는 상품을 내놨다. 이는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금리 2%보다 높다.

카드사들도 내년에는 인터넷은행과 결제시스템과 신용카드업에서 전면전을 벌이게 된다. 카카오뱅크는 신용카드업 진출, 앱투앱 결제시스템 도입 관련 TF 구성에 착수했다. 앱투앱 결제는 신용카드사를 거치지 않고 고객과 판매사간 직접결제를 하는 만큼 카드사들 입장에선 가맹점수수료 수입이 감소한다.

◇휘발성 강한 고객들… 기업대출·주담대 100% 비대면 가능할까 = 다만 ‘카뱅세대’들이 실속만 챙기고 정작 주거래은행은 시중은행을 이용하는 충성도 약한 고객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단순 호기심에 가입하는 휘발성 강한 고객들인 데다 경제적 파워가 약해 대출 기반인 수신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라며 “젊은층이 경제의 주역이 되는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않는 한 시중은행을 단기간 내 따라잡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또한 인터넷은행이 장기적인 생존을 위해 진출해야 하는 주택담보대출과 기업대출이 100% 비대면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중은행에 따르면 주담대는 대출이 완료될 때까지 등기 관련 업무로 한 차례 이상 대면 작업을 해야 한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은 수천 억 원에 달하는 데다 부실 대출시 리스크도 큰 만큼 한번의 대면없이 모바일로만 진행한다는 것이 가능하겠냐”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까지 카뱅의 무기는 편리한 결제수단과 낮은 예대마진이지만 규모가 커지면서 대출심사와 관리 능력이 보다 중요해질 것”이라며 “무리한 영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자산건전성 등 문제는 감독당국이 철저히 감독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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