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은행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해외 점포는 모두 올 상반기 해외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우리은행 해외 점포의 순이익이 가장 많이 늘었다. 우리은행의 올 상반기 해외 점포 순익은 948억 원으로 전년 동기 512억 원 대비 85% 증가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해외 현지화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량대출 위주 성장과 투자금융(IB)을 연계한 영업 활성화 효과”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은행의 올 상반기 해외 점포 순익은 1485억 원으로 전년 동기 1089억 원보다 36% 신장했다.
하나은행은 해외 주력 점포 중 하나인 중국 법인의 실적 증대와 해외 여신 리스크 관리 강화 등이 성과를 냈다.
신한은행 해외 점포의 올 상반기 해외 순익은 1152억 원으로 전년 동기 878억 원 대비 31% 증가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해외에 나간 한국 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해온 과거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인과 기업을 공략하고 금융기관을 적극적으로 인수·합병하면서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지난해 해외에서 171억 원의 순이익을 거둔 국민은행의 해외 점포는 올 상반기 56억 원에 그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중국 위안화 강세에 따른 자산에 평가손익(환차손)이 발생해 순이익이 축소됐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은 다른 은행에 비해 해외 점포 수도 눈에 띄게 작았다. 국민은행은 1년 새 해외 점포 수가 19개로 변화가 없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142개→150개), 하나은행(133개→145개), 우리은행(216개→270개)은 해외 네트워크를 계속 확대했다.
일각에서는 국민은행이 과거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뱅크(BCC) 투자 실패 충격을 딛고 최근 해외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만큼 성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있다.
국민은행은 올 초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은행장이 해외 진출 유망 지역을 방문해 현지 정관계 인사들의 협조를 당부하는 등 성과창출에 나섰다. 윤 회장이 여러 국가를 한 번에 돌며 세일즈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경쟁 은행들보다 3~4년 정도 해외 진출에 늦었다”면서 “이미 해외 시장에서 성과를 내는 단계로 접어든 경쟁 은행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확실한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