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정책모기지 상품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현행 최대 70%에서 50%로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런 내용을 반영한 정책모기지론 개편 방안을 이달 말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에 포함시킬 전망이다.
LTV 50% 비율은 8·2 부동산대책에 따라 일반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서민 실수요자들이 적용받는 대출 한도다. 정부는 이번 부동산대책에서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는 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모두 40% 적용하되 서민 실수요자는 50%로 10%포인트 대출한도를 늘렸다.
하지만 8·2 부동산대책이 발효된 지난 3일부터 현재까지 정책모기지 상품은 LTV 40~50% 등 강화된 규제에서 예외를 적용받아왔다. 현재 시중은행들은 디딤돌대출의 경우 지역에 상관없이 LTV 70%, 보금자리론은 서울 등 청약조정지역은 60%, 그 외 지역은 70%로 대출을 해주고 있다.
금융당국이 정책모기지 대출상품까지 조이면 서민 실수요자들이 장기간 저리로 돈을 빌리기는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
특히 디딤돌대출은 주택가격 기준과 대출 한도가 다른 정책모기지보다 낮아 무주택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다. 디딤돌대출은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 원 이하(생애최초구입자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가 5억 원 이하인 주택을 구매할 때 LTV 70%(최대 2억 원)한도로 돈을 빌려준다.
보금자리론은 이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실수요자들이 이용한다. 보금자리론은 부부합산 연소득 7000만 원 이하인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6억 원 이하 주택을 구매할 경우 3억 원 한도로 대출을 해준다. 디딤돌 대출은 금리(2.25~3.15%)도 보금자리론(2.8~3.15%)보다 더 저렴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주택금융공사나 당국에서 LTV 한도 등 가이드라인이 내려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며 “그 전까지는 디딤돌대출과 보금자리론은 예외적으로 LTV 60~70%로 대출해주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보금자리론과 디딤돌대출에만 (LTV 한도) 예외를 두면 그쪽으로 대출 수요가 쏠리는 문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달 말 발표될 가계부채 종합대책에는 채무자의 상환 의무가 담보주택으로만 한정되는 비소구 대출 확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의 구체적인 방안,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 도입 등이 종합적으로 담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