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과 선진국 국채 금리차이가 2000년대 들어 최대로 벌어지면서 신흥국 채권펀드 투자자들이 쏠쏠한 투자 수익을 거두고 있다. 다만, 신흥국 채권 시장의 약세 전환 시점에 대해선 의견이 갈리고 있어 주목된다.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18일 기준 신흥국 채권펀드의 1개월 수익률은 1.32%로 집계됐다. 이는 국내외 채권 펀드(0.01~1.32%)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순자산도 한 달새 1281억 원이나 늘었다.
특히 외국인 자금 대규모 이탈로 국내 증시가 조정장세를 나타내면서 신흥국 채권펀드의 수익률이 돋보였다. 패밀리 합산 기준 덩치가 가장 큰 ‘미래에셋 인도채권펀드’는 1.81%의 기간수익률을 올려 코스피 수익률(-2.62%)을 큰 폭으로 상회했다. 지난 7월 설정된 새내기 펀드인 ‘미래에셋 이머징달러우량국공채펀드’도 1.22%로 선방했다.
최근 신흥국 채권 매력이 높아진 이유는 선진국과 신흥국 실질금리 차이가 2000년대 들어 최고 수준인 3.7%였기 때문이다. 물론 신흥국 경제가 호조인 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 평균 금리차는 1%, 금융위기 이후에는 1.5% 수준에 불과했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신흥국 채권 투자에 대해선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임홍택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방준비제도)의 12월 기준금리 인상 전망이 혼조세를 보이면서 신흥국 채권의 실질금리 매력도 지속될 전망”이라며 투자 필요성을 강조했다.
반면, 시장 일각에선 연준의 불확실한 태도 외에도 미국 정치 불확실성으로 신흥국 채권의 시대가 이미 저물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선진국 국채의 8월 월별 수익률은 0.7%로 신흥국 국채 수익률(0.3%)을 앞서고 있다”며 약세 전환 신호로 해석했다. 그러면서 “24일 잭슨홀 미팅을 시작으로 글로벌 통화정책 정상화 우려가 부각될 수 있다”면서 “이는 신흥국 통화 약세를 유발할 수 있어 신흥국 채권 투자 심리를 다소 위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