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지역의 스마트폰 시장이 커지면서 이 지역의 경제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스마트폰 부품 제조로 이 지역의 수출 경제가 살아나는 가운데 역내 스마트폰 수요가 글로벌 판매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점차 커지는 등 아세안의 스마트폰 경제가 부상하고 있다. 일본경제연구센터(JCER)는 28일(현지시간) 발표한 ‘제6차 아시아 경제 단기 전망’에서 중국과 아세안 주요 4개국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했다. 2월 JCER는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6.3%(연율)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날 6.7%로 수정했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아세안 4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평균치도 당초 4.8%에서 5%로 상향조정했다.
JCER는 이들 국가의 경제성장률 상향조정 배경으로 수출 호조 전망을 꼽았다. 일본과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경제가 회복 기조에 힘입어 올해 이들 국가의 수출이 늘어났고 하반기에도 무난한 수출 성장세를 보일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들 국가의 수출 성장세를 이끄는 것은 스마트폰이다. 닛케이아시안비즈니스리뷰는 이들 아세안 4개국 수출 증가의 가장 큰 요인으로 스마트폰 부품 제조와 수출을 지목했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부품의 상당수가 아세안 국가에서 생산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경기 회복과 함께 증가한 스마트폰 수요가 이들 국가의 수출 호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아세안은 이제 스마트폰 부품 수출국을 넘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차기 격전지로 손꼽히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는 총 3억6620만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7% 증가했다. 가트너는 스마트폰 판매가 중화권을 비롯해 북미, 서유럽 등 전 지역에서 고르게 늘어났지만 그중에서도 아시아·태평양 지역 판매 증가폭이 더 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화권은 지난해 33.3%를 차지했으나 이 비중이 올해 2분기 27.7%로 다소 줄었다. 반면 아세안 국가가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시장점유율은 지난해 17.3%에서 21.4%로 4.1%포인트 늘었다.
가트너 소속 안술 굽타 리서치 디렉터는 “신흥시장의 4G 스마트폰 수요가 스마트폰 시장 성장을 견인했다”면서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스마트폰 보급 확대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스마트폰 판매 증가를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도 국경조정세 도입이라는 최악의 시니라오는 벗어났다는 점도 아세안 국가 수출 호조와 경기 낙관론에 힘을 실고 있다고 닛케이 아시안비즈니스리뷰는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수입품에 20% 관세를 부과, 미국 수출품에 면세 혜택을 주는 국경조정세를 도입하려 했으나 지난달 이 계획을 포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