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사진> KT 회장이 그동안 기간산업으로 분류돼 해외 수출이 부진했던 통신산업에 수출 활로를 열고 있다. 미국 보스턴에 ‘기가 와이어’ 기술 수출을 시작으로 북미 시장으로 기술 보급을 확대할 방침이다.
1일 KT에 따르면 황 회장은 이달 중순 미국 동부에 있는 보스턴을 방문, 기가 와이어 개통식에 참석한다. 12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MWC 2017’에 참석한 후 보스턴으로 이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도시 중 하나인 보스턴은 100년이 넘는 낡은 건물이 많아 인프라 개선이 쉽지 않았다. 이번에 시범망이 개통된 기가 와이어는 광케이블 없이 구리선만으로 1Gbps의 인터넷 속도를 구현할 수 있다. KT는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보스턴 지역 저소득층 150가구에 장비, 노하우 등 기가 와이어 기술을 제공할 예정이다. 구축지역 선정 등 전체적인 관리는 보스턴시가 맡게 된다.
기가 와이어는 기가 와이파이, 기가 LTE와 함께 3대 기가 기술로 불릴 정도로 차별화된 기술이다. KT는 앞으로 기가 와이어 기술을 북미 시장 전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KT 관계자는 “보스턴에 기가와이어망을 까는 것은 앞으로 KT가 기가와이어 기술을 북미 시장으로 확대하는 초석이 될 것”이라며 “조만간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 전역으로 기가와이어 기술을 전파하겠다”고 말했다.
KT는 최근 몇 년 새 해외 수출 비중을 빠른 속도로 늘리고 있다. 2015년 우즈베키스탄에서 1200억 원 규모의 대형 스마트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엔 르완다에서 통합보안사업과 태양광 구축 사업을 완료했다.
황 회장 취임 후 수익원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까지 늘리겠다고 선언한 뒤 해외 매출이 수직상승 중이다. 2012년 KT의 해외 매출은 58억 원으로 전체 매출의 0.03%에 그쳤다. 사실상 해외 매출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황 회장 취임 후인 2015년 0.78%(1316억 원)로 올랐고 지난해에는 3858억 원의 해외 수출을 올리면서 전체 매출 중 2.27%까지 해외 비중을 높였다. 이는 황 회장 취임 이전 대비 74배나 증가한 수치다. 통신사업이 내수 시장 위주의 기간사업으로 분류되는 점에 비춰 보면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된다.
황 회장은 올해 글로벌 사업 조직의 담당 임원을 늘리고 신규 해외사업 발굴에 나섰다. 기존 임태성 글로벌사업추진실장과 고기영 글로벌기술컨설팅단장 외에 김성인 글로벌사업기획담당과 서상욱 글로벌사업개발단장이 새롭게 합류하면서 갈수록 해외 사업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