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자외화예금이 한달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외환시장에서 원·달러와 원·엔 환율이 치솟으면서 개인이 차익실현에 나선데다 수출기업도 매도에 가세했기 때문이다. 엔화예금에서는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 담보금 반환도 영향을 미쳤다.
거주자외화예금이란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 등의 국내 외화예금을 말한다. 한은의 외환보유액에 빗대 제2의 외환보유액 내지 민간 외환보유액이라고도 불린다.
통화별로는 주요통화 모두 감소세를 보인 가운데 엔화와 달러화 예금 감소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달러화예금은 7억달러 줄어든 583억3000만달러를 기록했다. 개인예금 인출이 4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1월말 5억8000만달러 감소 이후 1년7개월만에 가장 큰 폭이다. 기업예금도 2억5000만달러 줄었다.
엔화예금은 7억2000만달러 감소한 37억5000만달러를 보였다. 이는 최근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던 4월(-4억9000만달러)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증권사의 증권대차거래 담보금 반환금도 1억7000만달러에 달했다.
유로화와 위안화도 2억2000만달러와 2억달러씩 축소됐다. 특히 위안화예금 잔고는 9억9000만달러에 그치며 2013년 9월말(8억8000만달러) 이후 3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주체별로는 기업예금이 12억1000만달러 감소한 553억3000만달러를 나타냈다. 개인예금도 달러화예금 급감에 따라 7억6000만달러 줄어든 118억1000만달러였다.
이는 8월 중순경 원·달러 환율이 1148.1원, 100엔당 원화환율이 1049.9원까지 치솟은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감충식 한은 자본이동분석팀장은 “환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달러화와 엔화 예금이 많이 줄었다. 8월 중순쯤 엔화가 연중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화도 상당폭 올라 이를 기점으로 자금이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거주자외화예금이 7월말 이후 소폭 줄었지만 월별로 보면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누적되면서 여전히 외화유동성이 풍부한 듯 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