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농식품부에 대한 국감에서는 살충제 계란 사태가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앞서 유럽에서 사태가 불거졌고 지난해 국감에서도 경고가 나왔지만, 방관하던 정부는 뒤늦은 수습에 나선 바 있다.
대응 과정에서도 농식품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번번이 농가명과 난각코드 오류 등으로 불협화음을 내며 피해를 가중시켰다. 전수검사 이후에도 살충제 계란과 닭이 계속해서 나오면서 당국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극에 달한 상황이다. 이에 올해 농식품부 국감에서는 여야를 불문하고 그 어느 때보다 강도 높은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질 전망이다.
국회 농해수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닭 진드기 살충제가 지난 10년간 500톤 넘게 살포됐다”고 지적하면서 “이는 방제 대책을 외면한 정부가 살충제 불법 살포를 키웠다는 것을 보여준다. 살충제로 범벅이 된 닭과 농가들의 현실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맹공을 예고했다.
살충제 계란 파동과 함께 꼽히는 최대 이슈는 AI 문제다. 해마다 발생해 국감 단골 화두가 됐지만, 올해는 사상 최악의 피해를 냈다는 점에서 방역 당국의 무능에 대한 지적이 더욱 거세질 예정이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발생한 AI로 살처분된 닭과 오리 등 가금류는 3787만 마리에 이른다. 여기에 들어가는 재정만 3487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대 들어 AI 피해로 인한 재정 소요액은 1조 원을 넘는다. 구제역까지 합하면 4조 원을 훨씬 웃도는 규모다.
이에 국회예산정책처는 가축방역 예산이 가축 전염병을 예방하기 위한 발생 전 단계의 사업에 대한 지원보다, 발생 이후 단계의 지원에 많이 지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은 “연례행사처럼 찾아오는 가축 전염병 때문에 가축 농가는 물론이고 지역경제, 나아가 국민경제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번 AI 여파로 폭등한 계란값은 살충제 파동이 터지기 전까지 계속된 바 있다. 그동안 정부는 계란 수입 등 실효성이 미미한 대책으로 일관하면서, 방역과 물가를 모두 놓쳤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쌀값 안정 역시 국감에서 매년 되풀이되는 현안이다. 정부가 갖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해마다 쌀 20만~30만 톤이 초과 공급되면서 가격 회복이 요원한 실정이다. 2000년대 들어 지난해까지 정부가 시장 격리 조치한 쌀은 164만8000톤 규모로, 여기에 지급된 변동직불금은 5조3713억 원에 이른다.
이밖에 골든타임을 놓치는 산불 화재와 가뭄·우박 피해, 마사회 개선 문제 등이 이번 국감에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