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편은 선의, 남이 하면 적폐…정단간에 소모전 될 수밖에 없어
여야 합의 아래 대상도 정리해야…‘北核위기’ 국민이 지켜보고 있어
이광재 매니페스토본부 사무총장은 11일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입법권, 예결산심의권과 함께 국민이 국회에 위임한 권한이 국정감사권”이라면서 “여야가 공존하면서 생산적인 정책국감을 할 수 있도록 국회 운영에 관한 법 등을 세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적폐논쟁에 대해선 “우리 사회의 적폐가 무엇인지 적폐의 기준을 여야가 먼저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며 “우리 편이 하면 선의고, 남이 하면 적폐라고 상처 내기만 하면 소모전이 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적폐 기준은 여야 간 충분히 합의 가능한 만큼, 공멸하지 않으려면 이참에 여야가 적폐의 기준 그리고 국감 대상 기준까지 좀 더 세밀하게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권교체 후 첫 국감으로서 시기적으로 전·현 정권이 국감 대상으로 맞물리기 때문에 방점이 엇갈리는 건 장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안진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원칙적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 잘못된 정책이나 행정이 있다면 당연히 감사를 해야 하지만, 앞서 이명박·박근혜 정부부터 이어진 예산낭비나 정책적 잘못 등 적폐청산에 힘이 더 실리는 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이어 “여야 간 입장 차가 극명해 정쟁으로 비치는 측면이 있겠으나, 지난 정권의 잘못을 비호하는 게 국회 역할은 아니다”면서 “과거 정부의 기본권 유린, 예산낭비 등은 정쟁 대상이 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반면 최순애 시사평론가는 “현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려는 굵직한 정책 내용과 방향성, 그에 따른 예산 등을 점검해야 미래지향적인 정책국감이 될 것”이라며 “과거 10년과 그전 10년이 물고 물리는 상황에서 과거 정부의 잘못을 들춰내 정쟁으로 몰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는 탄핵으로 이미 심판을 받았고, 이명박 정부 시절의 일부 문제는 사법부에서 이미 다루고 있다”며 “적폐청산이 국감에서 주요 의제로 다룰 사안인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한편 매년 반복되는 무리한 자료요구, ‘호통 국감’ 등에 대한 경계 목소리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과도하게 자료를 요구하거나, 화제성 있는 인물들만 증인으로 불러 내실을 떨어뜨리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며 “전문성 부족을 고성으로 대체하려는 시도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로 국가적 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국감인 만큼, 국회가 위기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걸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