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만료를 6개월 앞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에게 악재가 터졌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은 25일 금감원 채용비리 감사 결과와 관련해 김 회장 자택과 집무실 등 여덟 곳과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은행과 금융공기업에서 특혜 채용과 비리 의혹이 이어지면서 올해 검경 수사망에 오른 곳만 다섯 군데다.
검경 수사가 확대되면서 은행권 전반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금감원과 농협금융지주에 이어 최근 국감에서 채용비리 의혹이 불거진 우리은행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검찰과 금융권 일각에서는 현재 거론된 곳 이외에도 추가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감사원이 지난달 20일 2015년 금감원 신입직원 채용 때 김 부행장의 아들이 합격하도록 김 회장이 당시 금감원 이모 국장에게 청탁했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22일 부터 수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이번 농협금융 압수수색은 채용비리에 연루된 금감원 관계자들의 혐의를 입증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검찰의 칼 끝이 김 회장을 겨냥하진 않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임기 종료를 앞두고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내리는 것은 김 회장과 농협금융지주에 큰 부담이다. 김 회장은 2012년 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첫 연임 회장으로 빅 배스로 부실을 털고 호실적을 내며 순탄하게 경영을 이어왔다.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향후 김 회장의 검찰 소환 가능성도 있다. 최근 박인규 DGB금융 회장이 비자금 조성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했지만, 채용 비리와 관련해 금융권 회장이 검찰에 소환된 적은 없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김 회장이 개인 명예 회복이나 조직을 위해 중도 퇴진할 수 있다"면서도 "연임 부담이 적은 김 회장 본인이 무죄를 끝까지 주장하면 임기는 다 채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지주사와 관련한 사항이 아니라 별도 입장문을 내지 않는다”면서도 “그간 적극적으로 사실이 아니라고 설명한 김 회장의 입장을 전적으로 신뢰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 본인도 의혹을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