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자산 관리자 등 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웠던 종목은 단연 IT였다. 그중에서도 이른바 ‘FAANG(페이스북·아마존·애플·넷플릭스·구글)’로 대표되는 IT 대장주를 보유하고 있느냐가 수익률을 결정짓는 요소로 분류될 만큼 이들 IT 대기업의 주가는 올해 고공행진을 펼쳤다. S&P500지수 IT 섹터는 올 들어 31% 올라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이들 기업의 실적에 쏠려 있다. 이들이 3분기에도 탄탄한 실적을 내놓을지에 따라 주가 방향도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과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모두 26일(현지시간) 장 마감 이후 분기 실적을 내놓는다. 애플은 내달 3일 발표한다. 알파벳과 아마존, MS 주가는 올 들어 24~30% 상승했다.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CIBC애틀랜틱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이들 실적 발표에 시장의 엄청난 관심과 낙관적인 기대감이 실려있다”면서“만약 실제 발표된 실적이 기대에 못미친다거나 실적 전망 가이던스에서 주춤한 모습이 보인다면 기술주가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FT에 따르면 알파벳은 모바일 검색과 유튜브 광고수입 증가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21% 증가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높은 투자 영향으로 주당순이익은 15% 증가하는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MS의 경우 2018회계연도 1분기(2017년 7월~9월) 상업용 클라우드 매출이 51% 급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마존의 분기 매출은 28% 증가한 반면 조정 주당순이익은 52센트에서 3센트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주 섹터가 고평가돼 있다고 진단한다. 실제로 팩트셋에 따르면 S&P500지수 기술 섹터의 12개월간 주가수익비율(PER)은 18.9배를 기록했다. 올 초만 해도 이 섹터의 PER은 16.2배였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기술주에 대한 매수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의 10월 조사에 따르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올해 다섯 번째로 거래량이 많았다. 일부 전문가 사이에서는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댄 스즈키 BoA-메릴린치 증권 전략가는 “공격적 포지션은 실적 미스일 경우 투자에 대한 보상보다는 손실을 볼 가능성이 있다”면서 “지난 분기에 기술분야의 실적 미스는 다른 섹터보다 더 큰 손실을 봤다”고 상기시켰다. 반면 일부 투자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술주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분기실적과 같은 단기 지표를 신경 쓰지 않는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