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에 지원되는 올해 정부 재정규모가 2조8000억 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연구원이 31일 발표한 보고서 ‘창업정책 추진 실태와 효율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2조8260억 원의 창업 재정지원 재원을 확보했다. 이 재원에는 추경예산, 신용보증, 지방중소기업육성자금 중 창업자금 등은 제외됐다.
부처별 창업 지원규모를 살펴보면, 중소벤처기업부가 2조5634억 원(90.7%)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어 과기정통부(1076억 원), 교육부(421억 원), 고용노동부(150억 원) 순으로 조사됐다.
사업 유형별로 보면 정책자금 융자(2조790억 원), 창업사회화자금(3000억 원), 창업 연구개발(R&D) 자금(2172억 원) 등 창업기업에 직접 지원하는 자금이 2조5962억 원으로 전체의 91.9%를 차지했다. 창업 시설·공간 지원(760억 원), 창업교육(646억 원), 멘토링·컨설팅(376억 원) 등 간접 지원 자금 비중은 상당히 낮은 편이었다. 특히 올해 창업지원사업 중 재창업 지원자금은 1175억 원으로 전체 4.2%에 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보고서는 창업초기 기업 대부분이 멘토링·컨설팅 지원을 원하지만 관련 예산이 과기정통부(305억 원)에 집중돼 중기부 사업과 제대로 연계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기부 등 8개 중앙부처가 올해 추진하는 창업지원사업 수는 89개에 집행기관은 38개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17개 시도별 자치단체도 중앙정부와 별도로 창업지원 예산을 확보해 91개 사업(37개 지원기관)을 추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창업지원사업이 여러 지원기관을 통해 경쟁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비효율성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중앙정부 간, 중앙-지방정부 간 유기적 협조체제가 이뤄지지 못해 창업 과정에서 번거로움과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지식·기술 창업, 글로벌 지향성 높은 창업 촉진을 통해 창업기업 수 증대가 아닌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을 정책 목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창업 지원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정책 총괄·조정 기능을 부여하고 지역 차원에서 경쟁적으로 추진되는 창업 지원체계를 수요자 입장에서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