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 3사가 수익성 지표인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자 수익 구조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선택약정할인률 25%가 적용되는 4분기에는 ARPU의 추가 하락이 예상되는 만큼 미디어와 인공지능(AI) 사업 강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7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 3사는 올해 4분기부터 수익구조 개선을 위해 통신 이외에 미디어 AI 중심의 사업계획을 구체적으로 수립하기로 했다. 가입자 절벽에 봉착한 데다 정부의 통신비 인하 파상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영업이익은 물론 수익성 지표인 ARPU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통 3사의 3분기 ARPU는 3만5137원으로 전년 동기 3만5579원보다 1.2% 줄었다. 올 들어 지속적으로 하락세에 있는 데다 문제는 4분기에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통사들은 3분기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을 통해 수익성 개선을 위한 카드로 사업 재편을 꺼내들었다. 핵심은 IPTV(미디어 사업)와 AI다.
유영상 SK텔레콤 전략기획부문장(CFO)은 “선택약정 25%가 적용되는 4분기와 그 이후에는 ARPU 하락이 예상된다”며 “콘텐츠 특화 요금제를 내놓는 동시에 미디어와 AI사업을 강화해 수익원을 다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전략을 내놨다.
SK텔레콤의 3분기 IPTV 매출은 2555억 원으로 전년 대비 17.5% 증가했다. 가입자는 428만7000명으로 2분기에 비해 11만7000명(2.8%) 늘었다. 가입자 811만 명을 확보한 미디어플랫폼 ‘옥수수’도 자체 콘텐츠를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KT는 IPTV와 위성방송(KT스카이라이프) 등을 합친 미디어 사업 매출에서 9.3% 늘어난 4645억 원을 달성했으며 가입자 역시 1.6% 증가한 739만7000명을 돌파했다. LG유플러스의 IPTV 매출도 2004억 원으로 9.5% 증가했으며 가입자는 342만9000명으로 3.6% 늘었다.
AI 사업도 강화한다. SK텔레콤은 최근 자사 AI 플랫폼 ‘누구’를 T맵과 키즈폰에 탑재했다. 4분기에는 음성인식 성능을 고도화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일 방침이다. KT는 가입자 30만 명을 달성한 AI TV 기가지니를 4분기에는 홈 IoT 기기를 제어할 수 있도록 확장한다. 이를 통해 연내 50만 가입자를 달성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다음 달 AI 플랫폼을 출시한다. 앞서 선보인 소프트뱅크로보틱스의 AI 로봇 ‘페퍼’를 기반으로 경쟁사와 달리 기업간거래(B2B) 시장 공략에 집중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