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종금증권은 9일 DGB금융지주의 하이투자증권 인수 결정과 관련해 이 회사의 목표주가를 종전 1만3000원에서 1만1500원으로, 투자의견은 ‘매수(Buy)’ 등급에서 ‘단기매수(Trading Buy)’ 등급으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지만 단기적으로는 투자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전날 DGB금융그룹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하이투자증권 인수를 확정했다. 인수대금은 총 4500억 원(신종자본증권 1500억 원, 회사채 3000억 원)이다. 내년 상반기 안으로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를 마친 뒤 자회사인 하이자산운용과 현대선물은 향후 재매각을 추진할 계획이다.
은 연구원은 DGB금융그룹이 증권사 인수를 통해 비(非)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인수작업이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에 1380억 원의 염가매수차익(장부가액보다 싼 값에 기업을 인수했을 때 발생하는 회계상 이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봤다.
하지만 은 연구원은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나타냈다. DGB금융지주는 ROE(자기자본이익률) 6%를 목표로 하고 있는 반면 하이투자증권은 과거 평균 ROE가 5%를 상회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시장상황에 민감한 증권사의 수익구조와 함께 다른 증권사보다 높은 우발채무(약 1조 원) 등이 부담 요인이라는 지적이다.
그는 “회사에서 목표하고 있는 분기 100억 원대의 이익을 내려면 우발채무의 안정적 관리, 낮은 자본규모 극복 등 다소 공격적인 가정이 필요하다”면서 “자회사 간 시너지 창출, 은행 영업기반 확대 등의 기대도 실적에 반영돼 단기적으로 투자 불확실성을 증대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