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0일 베트남 다낭에서 상대방의 무역정책을 비판했다.
이들 정상은 이날 ‘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 참석해 상반된 주장을 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무역수지 적자 책임을 APEC 회원국들에 돌리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만성적인 무역 불균형을 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호혜적인 교역을 주장했다. 지식재산권의 ‘뻔뻔한 도둑질’까지 있다는 발언도 했다. 중국은 APEC 21개 회원국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최대 불공정 무역국으로 지목한 곳이다.
방중 기간에 중국으로부터 283조 원 가량의 투자·무역 ‘선물 보따리’를 받고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트럼프 대통령이 APEC 무대에서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오전 중국을 떠나기 직전 트위터 계정을 통해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에서 수천억 달러를 잃도록 놔둔 데 대해 나는 전임 정권들의 무능을 비난하지, 중국을 비난하지 않는다”며 “중국은 자국민의 이익을 위해 그렇게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자 통상외교 무대에서는 또다시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기 전략을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시 주석은 “세계화는 되돌릴 수 없는 역사적 흐름”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말과 반대되는 주장을 펼쳤다. 시 주석은 아시아태평양자유무역지대(FTAAP) 창설과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조속한 타결을 촉구했다. 이는 모두 중국이 주도하는 다자간 FTA들이다. 그는 “개발도상국들이 국제 교역과 투자로부터 더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게 다자간 무역체제를 지지하고 개방적 지역주의를 실행해야 한다”고도 했다.
10일 두 정상이 교역에 대해 상반된 입장을 내놓음에 따라 11일 21개 APEC 정상들이 모두 모이는 회의에서 역내 교역 자유화와 경제통합이 더 큰 이슈로 떠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