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개장가부터 연저점인 1110.5원을 하향 돌파한데 이어 장중 1110원 마저 내주기도 했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1년11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록한 달러 약세를 반영했다. 역외시장에서부터 손절성 달러매도 물량이 대량으로 나왔다. 1100원 아래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있었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달러 약세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했다고 전했다. 연저점이 깨졌다는 점에서 1100원 하향 돌파는 시간문제로 봤다. 지난해 연저점이 1189.7원 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경우 1190원 부근에서 저지선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당분간 속도조절 가능성은 높다고 전망했다.
1106.5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초반 1107.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장중저점은 1099.6원으로 2016년 9월29일 1091.6원 이후 1년2개월만에 가장 낮았다. 장중변동폭은 7.9원을 보였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8.08원 떨어진 975.34를 보였다. 이는 2015년 12월30일 974.0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05.4/1105.9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6.6원 내렸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밤사이 역외투자자들의 손절성 매도물량이 나오면서 연저점이 깨졌다. 1100원 중반대로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장 후반으로 가면서 역외 손절성 매도 물량이 대거 나오며 낙폭을 키웠다”며 “원화 강세가 확실시되면서 그간의 상승 베팅에 대한 손절인 것으로 보인다. 장막판 1100원이 깨지기도 했지만 당국의 개입으로 지지된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당국 개입물량보다 매도물량이 많았다. 북한 핵실험 등 빅이벤트가 없는 한 원·달러는 1100원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성우 NH선물 연구원도 “런던과 뉴욕시장을 거치면서 연저점이 깨졌다. 미국의 중장기 물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달러 강세에 대한 모멘텀이 약화했다. 다만 아시아 다른 통화들이 보합권을 보인 반면 원화만 유독 강했다(원·달러 환율 하락)”며 “장후반 당국의 개입이 나오며 1100원은 지켜졌다”고 전했다.
그는 또 “연저점이 깨졌다. 조만간 1100원도 하향돌파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지난해 연저점(1189.7원) 부근인 1090원에서 지지선이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속도조절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예상했다.
오후 3시50분 현재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6.27포인트(0.65%) 상승한 2534.52로 거래중이다. 코스피가 상승세로 마감할 경우 6거래일만에 상승전환하는 셈이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140억49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1926억3500만원어치를 각각 매수하고 있다.
달러·엔은 0.37엔(0.33%) 상승한 113.05엔을, 유로·달러는 0.0027달러(0.23%) 하락한 1.1791달러를 기록 중이다.
한편 이날 외환과 주식 등 금융시장은 각각 한시간씩 늦춘 오전 10시에 개장했다. 장 종료시간은 외환시장의 경우 평상시와 같은 오후 3시30분이었던데 반해 주식시장 등은 오후 4시30분으로 한시간 늦춰졌다. 이는 당초 오늘(16일)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일(수능일)이었던 때문이다. 포항 지진으로 수능일이 23일로 1주일 미뤄졌지만 시장 혼선을 막기 위해 애초 공지한 개장시간 대로 운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