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년2개월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전일 연저점 붕괴 후 하락세를 가속화하는 분위기다.
롱스탑(달러매수 손절)과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에 이어 외국인의 주식매수까지 가세하는 모습이다. 다만 롱스탑 물량이 어느 정도 해소되면서 결제수요도 있었다. 단기급락에 대한 부담과 함께 당국이 스무딩오퍼레이션에 나서자 장중 낙폭을 줄였다.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도 사흘연속 떨어지며 1년11개월만에 최저치 행진을 이어갔다.
외환시장 참여자들은 원화강세 분위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식시장도 랠리를 펼치고 있어 반전이 쉽지 않다고 봤다.
1097.0원에 출발한 원·달러는 장중 1093.0원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이 또한 작년 9월29일 1091.6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장중고점은 1098.4원으로 장중변동폭은 5.4원을 기록했다.
100엔당 원화환율도 0.52원 떨어진 974.82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2015년 12월30일 974.08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역외환율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096.7/1097.2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보다 4.4원 내렸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0.80포인트(0.03%) 하락한 2533.99로 거래를 마쳤다. 다만 외국인은 코스피시장에서 5554억4600만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 555억3800만원어치를 각각 매수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1100원이 무너지면서 원화강세 흐름이 이어졌다. 수출업체 네고물량과 함께 외국인 주식매수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단기 급락에 따른 부담으로 과감한 숏플레이는 자제되는 모습이었다. 롱스탑 물량도 어느 정도 소화된 것으로 보인다. 하단에서는 당국의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후 조금씩 방어하는 모습이 이어졌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원·달러는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어느정도까지 내려갈지는 당장 가늠키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장초반 롱스탑 물량과 증시 상승에 원·달러 환율이 밀렸다. 오후장 들어서는 결제수요가 꾸준했고 증시도 하락반전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당국의 개입도 있었던 것으로 보이나 속도조절용인 듯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하락폭이 컸다는 점에서 원·달러가 반등시도를 할 것 같긴 하다. 다만 증시 랠리가 계속되는 분위기여서 여의치는 않아 보인다. 다음주엔 1090원과 1105원 사이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오후 3시45분 현재 달러·엔은 0.29엔(0.26%) 하락한 112.54엔을, 유로·달러는 0.0027달러(0.23%) 오른 1.1809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