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 온라인 통합역량검사를 통해 우리 기업의 직군과 직무에 맞는 인재들이 다수 매칭돼 오늘 8건의 현장 면접을 진행할 계획입니다. 상시 채용‧경력 채용 위주이던 예년과 달리 올해는 신입 공채의 문을 활짝 열어놨습니다.”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범정부 채용박람회 ‘2017 Leading Korea, Job Festival’의 기업부스에서 만난 에이테크솔루션 인사담당자는 “같은 출발선에서 출발하더라도 배운 것을 잘 활용하고 발전시킬 줄 아는 신입사원이라면 두팔 벌려 환영”이라며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날 박람회에는 월드클래스300 기업, 청년친화 강소기업 등 국내 대표적 중소·중견기업 106개사가 참여, 100여 곳의 현장 면접‧컨설팅 부스를 마련하고 예비 신입사원들을 반갑게 맞이했다. 박람회장은 금세 까만 정장을 차려입은 취업준비생들로 가득 찼다. 채용에 목마른 구직자를 향해 1351개의 일자리를 ‘활짝’ 연 이날 행사엔 대학생, 고교생 등 5000여명 이상의 구직자들이 사전 참가신청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박람회는 마이다스아이티가 개발한 신개념 HR 솔루션 ‘통합역량검사’와 인공지능(AI) 면접 솔루션 ‘인터뷰’가 공개, 기술적으로 한층 진보한 일자리 매칭 시스템이 구직자와 기업간 매칭을 도왔다. ‘인터뷰’는 AI가 온라인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목소리, 감정, 단어 등을 분석해 지원자의 능력을 측정한 후 적합한 직군과 기업을 소개시켜주고, 면접 결과를 분석해 지원자와 기업에게 전송하는 프로그램이다. 뇌과학에 기반한 통합역량검사는 수학 문제를 푸는 시험 같았던 기존 인적성 검사를 마치 게임 같은 방식을 통해 구직자의 다양한 능력을 더 효과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전환시켰다.
행사에 앞서 이달 초부터 총 3364명의 구직자가 온라인을 통해 ‘통합역량검사’를 수행, 1인당 평균 6.5개 기업, 총 2만2000건의 사전매칭을 완료함으로써 취직 확률을 높였다. 매칭을 바탕으로 이날 기업 부스 곳곳에서는 즉석 면접 2000여건 외에 1800여건의 매칭자 면접이 진행됐다.
이날 고졸 채용에 참여한 이선화 학생(18)은 “박람회 전에 수행한 통합역량검사와 AI 잡매칭에서 제가 가장 가고 싶은 회사가 적합기업으로 추천돼 오늘 면접을 앞두고 있다”며 “최종 합격해서 저와 같은 특성화고 졸업자도 탄탄한 기업에 취업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구직자들은 기업 부스마다 긴 대기행렬을 이루며 현장 면접을 준비하거나 미리 준비해온 질문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현재 120여명의 신입 사원을 뽑는 공개채용이 한창 진행중인 한국 콜마도 이날 취업 상담 코너를 마련하고 구직자들의 질문을 받았다. 한국콜마 인사 담당자는 “예년에 비해 올해 채용 정원을 20% 정도 늘렸다”며 “공채가 진행중인 만큼 우리 기업에 대한 질문들이 여느 때보다 많아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석호(24)씨도 한국콜마 부스 앞에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20여명의 젊은이 중 한 명이었다. 졸업을 앞둔 경영학도 이 씨는 “회계 직군으로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오늘 박람회엔 채용 동향을 알아보기 위해 참석했다”며 “초봉 3000만원대만 된다면 업무가 힘들어도 열심히 일할 수 있다. 오늘은 준비해온 질문을 모두 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이날 부스를 마련한 바텍네트웍스, 대웅제약 등은 22개 직무분야의 75명을 블라인드 채용으로 진행, 학력과 스펙 위주의 채용에서 벗어나 기업에 가장 필요한 최적의 인재를 선발할 계획을 밝혔다. 더존비즈온 등 7개 기업은 고졸 신입을 최대 72명까지 채용할 계획이다.
기업 부스 외에도 자기소개서 가이드관, 이미지메이킹관, 이력서 사진관 등 특별관 운영과 대학생 아이디어 경진대회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가 열려 구직자들로부터 인기를 모았다. 1:1 멘토링 부스 앞에서 만난 김강아(24) 씨는 “구직 커뮤니티를 통해 이번 행사 소식을 듣고 참석했다”며 “이런 기업과의 만남이 구직자에겐 매우 요긴하다. 현장 면접도 좀더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용섭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를 통해 “이번 행사에선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AI) 기반의 잡매칭시스템을 적용해 사전매칭 작업을 통해 채용 성과 극대화를 시도했다”며 “IBM이나 유니레버 등 세계 유명기업들은 이미 인공지능을 채용과정에 도입한 만큼, 우리도 이번 시스템을 보완‧발전시켜 앞으로 구인·구직 정보를 빅데이터화하고 채용을 효율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