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5일 본회의를 열어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과 예산 부수 법안인 법인세, 소득세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친다. 2014년 국회 선진화법 시행 이후 처음으로 법정 처리시한(2일)을 사흘 넘기게 되는 셈이다.
예산안 내용을 보면, 여야 최대 쟁점이었던 공무원 증원 규모는 9475명으로 확정됐다. 정부안(1만2221명)에서 축소됐지만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의 반발이 거셌음을 고려하면 정부·여당으로선 ‘선방’했다는 평가다. 다만 여야는 정부가 2018년도 공무원 재배치 실적을 2019년도 예산안 심사 때 국회에 보고토록 했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라 소상공인 등을 지원하는 일자리 안정 자금은 정부 원안대로 2조9707억 원이 관철됐다. 2019년엔 3조 원을 넘지 않는 규모에서 재정지원을 할 수 있도록 했고, 정부가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 아닌 근로장려세제 확대 등 간접 지원으로 전환토록 하는 방안을 국회에 보고토록 부대 의견을 달았다.
법인세와 소득세 최고 세율 인상도 사실상 확정됐다. 법인세율은 과세표준(연이익) 3000억 원 초과에 25%를, 소득세율은 과표 3억~5억 원에 40%, 5억 원 초과에 42%를 각각 적용한다. 법인세율은 ‘2000억 원 초과’를 담았던 정부안에서 후퇴했지만, 자유한국당에서 공무원 증원 건과 함께 ‘찬성 불가’ 입장을 천명해 국회 본회의에서 표 대결 양상이 벌어질 공산이 크다. 다만 이 경우에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그리고 세율 인상에 찬성하는 바른정당, 정의당까지 가세하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 조건이 충족돼 무난한 통과가 전망된다.
정부의 아동수당 신설, 기초연금 인상 합의안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야당의 정치적 손익 계산 앞에서 빛이 바랬다.
정부는 0~5세 아동 모두에게 아동수당 월 10만 원을 지급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여야는 ‘2인 가구 기준 소득 수준 90% 이하’ 아동에게만 지급하기로 했다. 또 지급 시기는 정부·여당이 원하던 7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만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이하에 지급되는 기초연금 역시 월 20만 원에서 25만 원으로 인상하되, 시기를 내년 4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지방선거가 가까운 때에 인상함으로써 여당에 선거 호재로 작용해선 안 된다는 야당의 입장이 반영된 것이다.